[이슈&이슈] ‘BMW 화재’ 후폭풍 장기화…뿔난 소비자 추가 소송 움직임

이효정 기자
입력일 2018-12-26 17:06 수정일 2018-12-26 17:07 발행일 2018-12-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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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화재 원인 최종 결과 발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심수 민관합동조사단장이 BMW 화재 원인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EGR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화재 발생원인이나 EGR 설계결함으로 냉각수 끓음 현상(보일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합)

BMW가 차량 결함을 은폐·축소했다는 내용과 함께 공식적인 화재 원인이 발표되면서, 뿔난 소비자들의 추가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BMW화재 민관합동조사단 발표에 따르면 배기가스재순환장치, EGR의 설계 결함으로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은 BMW 측이 이미 3년 전 화재 결함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축소한데다 리콜 결정 이후에도 화재위험 차량을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사후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BMW를 검찰에 고발하고 과징금 112억원을 부과할 계획이다.

이처럼 BMW 측이 이미 화재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한 이후에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이후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이미 회사 측에서 결함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차량을 판매했다는 점에서 추가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몇 달 간 조용했던 ‘BMW 화재 피해자 집단소송’ 온라인 카페에는 조사단의 BMW 조사 결과 발표 이후 다시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소송에 참여하겠다’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BMW 측은 현재 차량 결함을 은폐, 축소했다는 조사단 발표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소비자 보상 계획도 따로 밝히지 않은 채, 관련 소송에 협조하겠다는 입장뿐이다. 현재 회사가 은폐 축소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만큼, 향후 긴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BMW 피해자모임의 법률 대리인인 하종선 변호사는 이번 조사단 발표에 대해 “EGR의 과다 작동이라는 설계 결함과 BMW가 EGR 문제를 일찌감치 알고 있었음에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충분히 해소됐다”라며 “BMW를 상대로 공동소송을 진행 중인 소비자들이 신속한 판결을 받게 되는 등 이번 발표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소송 참여를 원하는 피해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추가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참여한 공식 기구의 결론이 나온 만큼, 책임 소재를 법적으로 다투는 일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조사단이 자동차 설계상 결함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것에 의미가 있다”라며 “본사 차원의 책임이라는 점이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으로 향후 명백한 증거자료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