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에 은행 정기예·적금 부활…석달새 29조 증가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18-12-16 17:03 수정일 2018-12-16 18:14 발행일 2018-12-1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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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는 고정형 각광…전문가 “갈아탈 시기”

은행 예·적금이 재테크 시장에서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후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정기예금과 적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12일 기준 606조2135억원으로, 지난 8월 말 잔액에 비해 27조9155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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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청약종합저축처럼 매달 정한만큼의 금액과 기간에 정기적으로 돈을 넣는 적금도 잔액이 같은 기간 37조2750억원에서 37조9605억원으로 6855억원 늘었다. 예·적금 잔액을 합하면 5대 은행이 이 기간에 끌어모은 돈은 28조6010억원(잔액 기준)에 달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10월 1년만에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전부터 시중금리 상승에 맞춰 은행들의 수신상품 금리가 조금씩 상승했다”며 “수신상품의 금리가 오르면서 조금이라도 더 이윤을 확보하려고 정기예금과 적금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올해 하반기 8월 1.78%로 단기 저점을 찍고 9월 1.82%, 10월 1.90%로 상승세를 보였다. 이중 만기가 1년인 정기예금 금리는 8월 1.97%에서 10월 2.06%로 2개월 사이 0.09%포인트 올랐다. 이는 9~10월 대출금리 상승폭인 0.03%포인트보다 더 빠른 속도다.

주식시장 부진도 은행권 수신상품으로 돈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다. 코스피는 ‘검은 10월’에만 313.38포인트(13.37%)나 급락한 이후 현재 2100선을 밑돌고 있다.

최근 시중 은행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를 올리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기본금리가 연 2%대로 올라섰고, 우대금리까지 챙기면 연 6%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출시될 전망이다.

대표 사례가 우리은행이 지난 16일 출시한 최고금리가 연 6.0%의 ‘우리 여행적금’이다. 12일 현재 4만1576계좌에 1560억원의 돈이 들어왔다. 이 상품은 하루에 2000계좌 이상 증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정기예금’도 10월말에서 이달 12일 한달여 만에 8만2000계좌에 2조원가량이 판매되기도 했다.

아울러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이 상품 잔액은 총 183조8784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말 178조1898억원보다 5조6886억(3.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잔액은 228조5224억원에서 231조7943억원으로, 증가 폭이 절반 수준인 3조2719억원(1.43%)에 그쳤다.

통상 금리 상승기 초입에는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높은 변동형 대출상품 금리가 낮고 고정형 대출상품 금리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상승한 가운데 금융채를 중심으로 한 시중금리는 하락하면서 역전현상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고정형 대출상품으로 갈아탈 적기라고 조언한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