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성장 양극화…국민소득 3만달러 코앞, 성장률은 6년만에 최저

노연경 기자
입력일 2018-12-09 14:08 수정일 2018-12-09 14:09 발행일 2018-12-0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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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가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질적 성장은 오히려 악화됐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6%다. 잠재 성장률(2.8∼2.9%)도 차이가 크지 않은 수준으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다.

양적 수치는 나아지고 있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분위기가 다르다.

수출 의존도가 심해지고 내수는 성장에 기여하지 못 했다.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3분기 1.7%포인트인 반면 소비·투자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1.3%포인트다. 내수 기여도는 1분기 1.2%포인트에서 2분기 -0.7%포인트에서 점점 마이너스 폭이 더 커졌다.

산업별 온도차도 심하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3분기 생산 증가율이 11.3%지만 비 ICT 산업 생산 증가율은 0.7%에 그쳐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역시 벌어졌다.

올해 2분기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으나 중소기업은 7.3%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소득은 소득 1분위(하위 20%)와 5분위(상위 20%)의 격차가 점점 벌어 지고 있다.

3분기 기준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7.0% 감소한 반면 5분위 가구의 소득은 8.8% 늘어났다.

5분위 가구가 전체 가구 중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차상위 계층인 2분위(하위 20∼40%) 소득은 올해 3분기 연속 줄었다.

상·하위 20% 가구 소득 불균형은 가장 심각했던 2007년과 같다.

3분기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2배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하위 20% 가구 소득을 비교한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불평등도가 크다는 뜻이다.

부동산 부문에선 서울 지역 집값은 7∼8월 급등,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다른 지역들과 대조를 이뤘다.

한국 경제가 양극화 된 주 배경으로는 반도체·수출 위주의 성장이 거론된다.

반도체·수출때문에 경제 성장률이 나아진 것처럼 보이지만 석유화학, 기계, 건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다른 주요 산업은 올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반도체 착시가 올해 상반기 유달리 심했다”며 “반도체 활황 효과를 걷어내면 경제 성장의 모습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연경 기자 dusrud1199@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