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투자협상단은 3~7일 서울 현대차 본사에서 막판 집중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협상단은 당초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인 2일까지 협상을 끝내려 했지만 여야 공방으로 예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협상 시한을 더 늘려 잡았다. 협상단은 예산안 통과 예정일인 7일까지는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문제는 협상단이 현대차와 적정 임금, 근로시간 등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예산 일정에 맞춰 협상을 타결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협상단은 앞서 광주지역 한국노총 소속 노동계의 양보를 얻어내 논란이 됐던 협상안을 다시 설정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4000만원대의 초임 연봉과 주 40시간 이내의 근로시간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만큼 연봉은 3500만원선에서 근무시간은 주 44시간 정도에서 새롭게 협상안에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이유로 협상단은 국회 예산 일정을 넘기더라도 현대차와의 협상은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투자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핵심인 만큼 예산 일정을 넘겨 내년도 국비에 사업비를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협상은 중단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광주시 협상단은 연말까지 최종 협상 시한으로 정한 뒤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서라도 사업비를 배정받겠다는 복안이다.
광주시의 기대와는 달리 현대차 안팎에서는 민주노총과 현대·기아차 노조의 총파업 강경 모드로 인해 협상을 조기에 매듭짓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달 30일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아 현대차 노조에 사업 참여를 대승적으로 결단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노조는 “광주형일자리는 정부와 지자체의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사업이 추진될 경우 생산공장이 포화한 국내 자동차 산업계만 더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광주형일자리는 시작부터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우선한 게 아니라 광주시와 정치권의 ‘소득주의성장’이라는 욕심이 낳은 괴물”이라며 “현대차와 광주시는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헛된 노력을 그만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