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김혜경? 경찰이 제시한 ‘결정적 증거’는…공교롭게 모두 일치

김용준 기자
입력일 2018-11-17 12:45 수정일 2018-11-17 12:45 발행일 2018-11-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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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결정적 증거에 이목이 집중됐다.

17일 검찰은 전날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김혜경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것을 지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월 경기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08__hkkim)을 사용하면서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혜경궁 김씨’ 계정이 2013년부터 5년 여간 사용됐으니 그 안에 무언가 증거를 남겼을 거란 생각으로 무려 4만 건이 넘는 업로드 글을 뒤지기 시작했다.

먼저 계정 소유주의 정보. 성남에 거주하고 여성이며 군대에 간 아들이 있고, S대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이런 파편적인 정보들이 퍼즐 맞추듯 들어맞기란 매우 힘든 일인데, 공교롭게도 김 씨의 개인 정보와 일치했다.

성남에 살고 군대에 간 아들이 있는 S대 음대 출신 여성 중 2016년 7월 중순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교체한 사람은 과연 몇이나 있을까.

경찰은 그러나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보고 트위터 글을 추가로 분석했다.

그러다 2014년 1월 15일 오후 10시 40분 김 씨가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 지사의 대합 입학 사진에 주목했다.

김 씨가 사진을 올린 뒤 10분 만에 문제의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올라왔고, 다시 10분이 지났을 때 이 지사의 트위터에도 같은 사진이 올라왔다.

수십 년 전 이 지사가 어머니와 단둘이 찍은, 가족이 아닌 제삼자는 알기 어려운 희귀 사진을 ‘혜경궁 김씨’는 이 지사보다 10분 먼저 트위터에 올렸다.

김 씨가 아닌 누군가가 김 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문제의 트위터 계정에 올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이 사진은 김 씨와 혜경궁 김씨 계정 소유자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방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경찰에 확신을 줬다.

경찰은 이 사례와 같이 이 지사 트위터·‘혜경궁 김씨’ 트위터·김 씨 카카오스토리에 비슷한 시각 같은 사진이 게시된 사례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3년 5월 18일 이 지사가 트위터에 올린 5·18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 가족의 사진이 다음날 낮 12시 47분 ‘혜경궁 김씨’ 트위터와 오후 1시 김 씨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것도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김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