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 세튼 대령이 주저 않고 내린 명령은 “여자와 어린아이 먼저”였다. 병사들은 가족을 실은 구명보트가 멀어질 때까지 갑판에서 모두 부동자세로 도열했다. 배가 침몰할 때까지. 함정이 침몰한 후 간신히 널판지 등에 의지해 살아난 병사들은 극소수였다. 세튼 대령은 그 생명줄마저도 신참 병사들에게 양보했다. 이런 희생 정신이 영국의 사회규범이 되었고 곧 직업윤리로까지 자리잡게 된다. 영국이 젠틀맨의 나라가 된 이유이자, 여성과 아이들을 가장 먼저 구하는 재난 구조원칙이 만들어진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