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결함 징벌적 손해배상, 피해액의 최고 5배까지

이효정 기자
입력일 2018-11-04 14:10 수정일 2018-11-04 14:36 발행일 2018-11-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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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국회가 BMW 화재 사태를 계기로 자동차 결함으로 인한 사고 등 피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피해액의 최고 5배로 정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4일 국회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박순자 의원(자유한국당)은 최근 자동차 분야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의원입법이지만 국토부와 함께 마련한 법안으로, 정부가 발표한 ‘자동차 리콜 혁신 방안’의 주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법안은 자동차 제작자 등이 자동차 안전상 결함을 알면서도 즉시 시정하지 않아 생명, 신체 또는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했다.

자동차의 제작 결함 여부 입증 책임은 자동차 제조사에 돌아간다. 피해자가 해당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였고 피해가 해당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의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등의 사실을 증명하면, 자동차 결함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게 된다.

단, 동종의 자동차가 화재가 발생하는 등 사고가 났지만 자동차 회사 등이 당국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등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는 피해자가 나서지 않아도 자동차 결함으로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인정한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성능시험대행자가 차량 결함이 의심돼 조사하는 경우 조사 대상과 내용 등을 자동차사나 부품제작사 등에 통보해야 하고, 해당 기업은 자동차의 결함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동종의 자동차에서 화재가 반복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한 경우 자동차 회사 등이 관련 자료를 당국에 제출하지 않으면 성능시험대행자 등은 자동차 결함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자동차에 대한 징벌적 손배제 도입 방침을 밝히고, 그 배상액을 피해액의 5∼10배로 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가장 적은 액수가 반영됐다.

국토부 측은 “현재 징벌적 손배제를 도입하는 다른 법안도 발의되어 있다”라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액수가 정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효정 기자 hyo@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