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반 외식업...‘고스트키친’ 국내 알린다"

이은지 기자
입력일 2018-10-30 12:53 수정일 2018-10-30 17:53 발행일 2018-10-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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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 (고소트키친 제공)

정보기술(IT)전문가가 외식업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각에서 외식업 시장은 포화상태로 레드오션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는 그의 특기인 IT를 내세워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외식업에서 새로운 혁신을 쓰겠다는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외식업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전 오히려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외식 산업의 문제점을 IT기술로 해결한다면 그 이상의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는 카이스트 출신으로 지난 19년간 IT전문 스타트업에 몸담아왔다. 또한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에서 IR를 맡은 경험도 있다. 그는 우아한형제들에서 국내 외식업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직접 발견했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에서 일하면서 수 만개의 수치를 통해 외식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성장 가능성에 비해 아직까지 생산에 해당되는 부분이 열악하다고 생각했고 그리하여 생산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

실제 외식 시장은 매년 7% 이상 성장 중이며 그중에서도 배달 시장은 매년 30%씩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배달 시장은 약 20조원 규모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최정이 대표가 회사명으로 내세운 고스트키친은 말 그대로 유령식당으로, 외식업의 한 형태를 지칭하는 말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존재하지 않으며 고객들이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그들이 알지 못하는 ‘주방’에서 음식이 제조된다. 아직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에서는 고스트키친 형태의 창업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고스트키친은 외국 출장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유일하게 성장하는 시장이 배달업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고스트키친이 실용적으로 성공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고스트키친은 한 곳에서 다양한 음식을 생산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국내에서 창업하기로 했습니다.”

최정이 대표
최정이 고스트키친 대표 (고스트키친 제공)

최정이 대표는 현재 논현동에서 주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난나나 파스타’, ‘도쿄밥상’, ‘밥투정’, ‘도쿄카레’ 등 4개 브랜드를 내세워 약 90가지의 음식을 배달한다. 이는 값비싼 임대료를 비롯해 직원, 테이블 및 홀 공간 등 많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한다. 소비자 기호 변화에 따라 메뉴에도 즉각적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등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점도 그는 장점으로 꼽았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 외식업을 창업할 때 가게를 내야 하며 오로지 배달을 통해 매출을 유지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권에 대한 고민부터 고객들을 가게로 유입시키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찾아야 하는 것에 비해 고스트키친이라는 업종은 그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습니다.”

최정이 대표는 그의 사업을 IT기반 외식업이라고 말한다. 그는 단순히 배달 전문 식당을 넘어 현재의 문제점을 IT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 실제 그는 회사 내에 데이터사이언스팀을 구축했으며 최고기술책임자(CTO)이 자체 포스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음식의 맛에 관한 연구뿐만이 아니라 주문 패턴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사이언스팀에서는 배달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합니다. 실제 데이터 분석 후 메뉴 및 가격 구성부터 각종 마케팅 전략까지 세우고 있습니다. 또 생산라인에서도 사람의 실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적인 포스시템을 개발 중입니다.”

끝으로 최정이 대표는 국내에 고스트키친 기반 배달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시장은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많은 배달앱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같은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도 배달 기반 스타트업들이 더 많이 생겨 국내 외식업 시장에서 고스트키친 더 많은 확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은지 기자 ejel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