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법인분리 반대 ‘파업’ 찬반투표 가결…“주총서 법인분리되면 ‘파업’ 유력”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18-10-16 16:25 수정일 2018-10-16 16:28 발행일 2018-10-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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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법인분리에 반발하는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벌여 78.2%의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회사 측은 카허 카젬 사장을 필두로 노조 설득전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2대 주주인 산업은행마저 사측의 법인분리를 반대하고 나서 향후 회사측과 정부·노조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16일 파업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이틀간 진행한 결과 조합원 1만234여명 가운데 8899명이 참여, 78.2%의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달 22일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노조는 쟁의대책위를 열어 파업 여부를 결정짓는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엠은 오는 19일 주주총회에서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 법인을 분리할 방침이어서 이변이 없는 한 노조 파업은 불가피해 보인다.

노조는 연구개발 법인이 신설되면 현재의 생산공장 법인의 기능을 축소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설되는 법인의 경우 임단협 대상에서도 제외돼 근로자의 권한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정부와 GM의 협약에 따라 한국지엠에 81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산업은행도 한국지엠의 법인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최근 국감에서 “GM과 한국지엠이 산은에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법인분리를 강행하고 있다”며 “주총에서 법인분리가 통과되면 지분매각 등 재산권 이전을 반대하는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와 산은의 반발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연구개발(R&D) 법인 분리가 경영상의 효율성을 갖기 위한 조치라며 설득에 나서고 있다. 카젬 사장은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R&D 업무를 추진하는 ‘GM코리아 테크니컬센터’는 조직을 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약이 될 것”이라며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내수와 수출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