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SUV 강세에 ‘경차’ 곤두박질…“10년 만에 최저 월 판매”

이재훈 기자
입력일 2018-10-14 08:41 수정일 2018-10-14 08:51 발행일 2018-10-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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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모닝
모닝(기아차 제공)

중형·준중형 SUV에 이어 지난해부터 출시가 봇물을 이룬 소형SUV의 강세에 ‘국민 경차’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10년여 만에 최저 월 판매를 기록하는 등 판매 하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국산 완성차 업체가 판매한 경차는 총 8627대로 지난 2009년 1월 8172대 이후 9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최근 5년간 월간 경차 판매가 1만대 밑으로 추락한 것은 지난해 10월(9536대)과 올해 2월(9406대)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국내 경차 시장은 기아차 모닝·레이, 한국지엠 스파크, 르노삼성 트위지 등 총 4개 모델로 형성돼 있다. 올해 1~9월 국내 경차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7% 줄어든 9만2589대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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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더 넥스트 스파크 코랄 핑크(한국지엠 제공)

업계는 경차 판매 하락의 원인으로 올해 7월부터 시행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에서 경차가 제외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상위 차급 모델들이 개소세 감면으로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리면서 상대적으로 경차가 손해를 본 셈이다. 소형SUV의 판매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 경차보다 300만원 정도 높은 가격에 팔리지만 공간 활용성과 경제성을 갖춘 소형SUV 모델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줄어든 게 원인이다. 정부의 경차 구매 혜택이 지난 10여년간 거의 변하지 않은 것도 이유로 꼽힌다. 특히 신형 모델 출시가 줄어든 것도 영향이다. 기아차 모닝은 지난해 부분변경 신형이 출시돼 호황기를 누렸지만 올해는 한국지엠 스파크가 부분변경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신형 모델 투입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의 긍정적인 요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차보다 경쟁력이 높은 소형SUV 등장이 판매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친환경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패턴에 맞춘 신형 모델 출시와 정부의 긍정적인 경차 우대 정책이 뒤따라줘야 판매 하락세를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