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경제위기와 마천루

브릿지경제 기자
입력일 2018-10-09 16:08 수정일 2018-10-23 13:13 발행일 2018-10-10 23면
인쇄아이콘

어느 나라든 경제 위기 직전에 예외 없이 초고층 빌딩을 지었다는 실증적 보고가 있다. 명확한 인과 관계가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대개 경제력이나 정치력을 대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무리하게 투자해 마천루를 짓다가 큰 위기를 맞았다는 쪽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은 1870년대 중반 142피트짜리 에퀴터블라이프빌딩을 뉴욕에 세운 후 수십 개 철도회사가 줄도산하며 장기 불황을 경험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크라이슬러빌딩은 묘하게도 1929년 대공황 발발 시기와 공사 기간이 맞아 떨어진다. 1990년대 중후반 아시아 금융위기 때에 진원지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선 페트로나스 타워가 건설 중이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를 짓던 두바이정부는 2009년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아이러니하게 롯데그룹도 서울 강남에 지상 123층, 높이 555m의 롯데월드타워를 지은 때가 2010년부터 2016년 말까지로 그룹 경영권 다툼과 사드 후폭풍 등 곡절이 많았다. 북한 역시 평양 중심부에 105층짜리 초화화 유경호텔을 짓는 동안 정권 이양과 극도의 경제 침체, 그리고 전방위적인 국제 제재를 경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