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과였다. 고가의 의료장비를 들여 사전에 세심하게 관찰하고 치료하는 것이 왜 문제냐, 생명 연장을 위해 항암제를 투여하고 마약성 진통제 사용을 최소화하는 게 무슨 잘못이냐며 비난 여론이 비등했다. 하지만 ‘죽음’을 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죽기 바로 직전까지도 환자 의사와 상관없이 연명치료에 매달린다. 반면 선진국에선 회복이 불가능한 환자에게는 빨리 죽음을 알리고 준비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달리 선진국에선 환자를 엄청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게 의료진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죽음을 대하는 문화·정서적 차이가 그만큼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