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무드셀라 증후군

브릿지경제 기자
입력일 2018-10-01 15:37 수정일 2018-10-23 13:13 발행일 2018-10-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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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추억은 아름답게 포장하고 나쁜 기억은 빨리 지우고 싶어하는 심리상태를 ‘무드셀라 증후군’이라고 한다. 구약성서에 ‘노아의 방주’로 유명한 그 노아의 할아버지 이름이 무드셀라다. 믿을 수는 없겠지만, 기록 상 969살까지 살았다고 한다. 그가 나이가 들수록 과거 좋은 기억만 떠올리며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며 주위를 힘들게 한 데서 ‘무드셀라 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왔다.

문제는 이것이 자주 ‘기억 왜곡’을 동반한 도피심리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너무 지나치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습성이 지속되면 현실을 부정하고, 문제를 이성보다는 감정으로 해결하려고 하게 된다. 특히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이 증후군에 빠진다면 매우 힘든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과거 좋았던 때만 기억하며 남 탓을 하거나 회피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쁜 상황만 떠올리며 자신을 희생자나 피해자로 만들어 스스로를 늪에 빠트리는 ‘순교자 증후군(Martyr syndrome)’도 문제지만, 과거의 실패와 좌절에서 배우려 하지 않는 무드셀라 증후군도 매우 심각한 정신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