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클릭 시사] 대처의 “Design or Resign”

브릿지경제
입력일 2018-09-16 16:23 수정일 2018-10-23 13:14 발행일 2018-09-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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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전 수상 마가렛 대처는 ‘영국병’을 치유하고 영국을 다시 강국의 반열에 올려 놓은 정치인이다. 대처 수상이 1979년 총리 취임 후 첫 각료회의에서 밝힌 취임 일성이 “Design or Resign”이었다. ‘디자인하라, 아니면(못하겠다면) 물러나라’라는 뜻이다.

높은 실업률과 장기 침체 속에 허우적대던 영국의 탈출구로 대처는 ‘디자인’을 강조했다. 여기서 디자인이란 ‘혁신’을 말한다. 정치와 경제, 사회·문화 등 전반에 걸친 대수술을 의미한다. 이걸 해낼 자신과 능력이 없으면 깨끗이 물러나라는 엄중한 경고였다. 이런 결기가 결국 성장을 발목 잡던 초강성 노조를 잡고 경제를 다시 일으킨 원동력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틈만 나면 “직(職)을 걸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일자리 성과가 나지 않을 때, 소득주도성장의 과실이 지표로 나타나지 않을 때마다 자리를 걸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누구도 책임지고 물러난 사람이 없다. 성장정책 방향이 다른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의 이른바 ‘김&장’ 다툼도 아직 현재진행중이다. 정책의 한계 탓일까, 아니면 영(令)이 서지 않는 탓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