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아프리카보다 뜨거운 대구? “와 마, 더워 죽겄네.”

김지은 기자
입력일 2018-07-21 07:00 수정일 2018-07-21 07:00 발행일 2018-07-2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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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14일 대구의 한 백화점. 지하 2층 동문 유리에 붙어있던 스프링쿨러가 작동돼 물이 백화점으로 쏟아졌다. 스프링쿨러 센서가 화재로 오인해 작동한 것이다. 원인은 푹푹 찌는 폭염 때문이었다.

유리 쪽 부근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센서가 작동됐고 결국 백화점은 스프링쿨러의 위치를 조정키로 했다. 대구가 다른 지역보다 지나치게 더워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이날 대구는 36.4℃를 기록했다.

다른 지역보다 유난히 더운 탓일까. 대구는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라는 별명이 생겼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패러디 사진들이 올라왔다.

너무 더워 아스팔트와 칼라콘이 녹기도 했다.

한 프로그램에선 아프리카 케냐 사람이 대구가 케냐보다 더 덥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구가 적도지방에 위치한 아프리카보다 더 덥다니, 사실일까? 실제로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의 최고온도는 23℃를 기록한 반면 대구의 최고온도는 35.9℃를 기록했다. (초복인 7월 17일 기준)

물론 아프리카에는 사하라사막과 칼라하리 사막일대 같이 숨 막히게 더운 지역도 있지만 이외의 지역은 대구의 여름에 비해 그다지 온도가 높지 않았다.

아프리카는 기온이 올라가도 건조한 기후 탓에 그늘에 있으면 시원하다. 반면 대구는 습도가 높아 푹푹 찐다. 즉 기온 40℃에 습도 10%가 기온 30℃에 습도 80%보다 덜 덥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대구가 더운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대구의 지리적 특성에 있다. 대구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음푹 패인 분지내륙형 지형으로 바람이 산을 넘어오지 못해 열기가 지속된다.

‘열돔 현상’ 역시 한 몫 한다. 열돔 현상은 상공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되면서 마치 솥뚜껑처럼 공기를 가두는 현상이다. 고기압이 아래로 뜨거운 공기를 내려 보내고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더해져 폭염이 발생하는 것이다.

1942년, 대구는 우리나라 기상 관측 사상 역대 최고 기온인 40℃를 기록했었다. 그리고 2018년, 그보다 더 강력한 더위가 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긍정적인 ‘폭염 이겨내기’ 가 필요해 보인다.

“여름에는 노래가 절로 나온다”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사진 출처 = ‘대구는 지금’ 페이스북 캡처, 게티, 연합뉴스, 온라인커뮤니티)

김지은 기자 sooy09@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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