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김정은 만남은 '제 3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뉴욕 부각”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6-18 14:37 수정일 2018-06-18 15:38 발행일 2018-06-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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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일본 대화 (연합뉴스)

납치 문제에 사할을 건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북일 정상회담이 올 가을 ‘제 3국’에서 개최되는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일본 정부가 아베 총리와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 기간을 오는 9월 중순으로 내다보고 회담 장소 등에 대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북일 정상회담 개최지로 염두하고 있는 곳으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이나 미국의 뉴욕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는 일본 정부가 북일 정상회담 첫 번째 후보지로 검토하는 곳으로, 오는 9월 11~13일에 ‘동방경제 포럼’이 개최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동방경제포럼에 초청했고, 아베 총리도 참석을 예정하고 있어 접촉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해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싶어 하는 푸틴 대통령의 체면도 세워줄 수 있고, 이로인해 일본으로서는 러일 관계에도 좋은 영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러시아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정신적 부담도 적은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북일 정상회담으로 인해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면 중국이 불쾌감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올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또 북한의 정세 변화를 주도해온 미국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본 입장으로서는 9월 중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두 정상이 만나는 것이 우려가 적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2차 회담 가능성을 제기해 뉴욕에서 북미회담을 열 확률이 높다. 일본은 그 직후에 북한과의 만남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다만 유엔은 경제제재의 주체로 북한에게는 장벽이 높은 불편한 존재라는 것과 거리상 너무 멀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북한을 국제회의에서 만나려 하는 것에 대해 본격적인 회담이라고 규정하지 않고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비록 성과가 없더라도 국내 여론에게 납득을 구하기 더 쉽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평양에서의 회담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납북자를 데리고 일본에 귀국하는 등의 성과가 바로 나오지 않으면 구심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