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에 70조 투자하는 전력공기업… 종합에너지사로 변신

양세훈 기자
입력일 2018-06-11 15:26 수정일 2018-06-11 16:15 발행일 2018-06-12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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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석탄 주도에서 벗어나 신재생사업자로 변화 모색

원자력과 석탄화력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전력공기업들이 신재생 에너지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자력발전에 주력하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최근 종합에너지기업으로의 전환을 거듭 천명했으며, 석탄화력 발전 5사(남동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역시 에너지 전환에 적극 대응하는 모양새다.

11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수원과 발전 5사가 ‘에너지전환’을 위해 쏟아 붓는 자금이 총 70조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원전·친환경을 표방한 국가 에너지정책(재생에너지 3020)에 아낌없이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한수원은 신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해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한다. 원전본부 및 양수발전소 유휴부지 자체사업, 대규모 사외부지 매입·임대 등 사업방식을 다각화하고 태양광·풍력 위주의 신규 신재생설비 7.6GW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남동발전은 지난해 이미 ‘신재생에너지 뉴비전 2025’를 선포했다. 2025년까지 신재생 발전비율을 전체 발전비율의 20%까지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15조6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또 2025년까지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72% 감축키로 하고 관련 설비에 모두 1조700억원을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남부발전은 일단 2022년까지 신재생 등 에너지 분야에 3조8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정부 목표인 20%보다 높은 30%로 설정했다. 재생에너지 및 연료전지,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신재생발전 설비용량을 6GW 규모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동서발전은 15조원을 투자한다. 화석연료에서 태양광과 풍력, 연료전지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2030년까지 총설비용량 20GW에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도 5.06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25.3%까지 늘어난다.

중부발전의 투자액은 약 18조원에 달한다. 2030년까지 태양광발전설비를 3.6GW까지 육상 및 해상풍력보급은 2.7GW를 목표로 잡았다. 신재생에너지의 해외 사업도 활발하다. 인도네시아 왐푸 수력발전소(45㎿)를 지난해 준공한데 이어 인도네시아 스망카 수력발전소(55㎿)는 올해 2분기에 준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114㎿ 규모의 시보르파 사업까지 더해 인도네시아 현지에 200㎿가 넘는 수력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미국에서 추진 중인 네바다주 태양광사업(총 275㎿)도 현재 1, 단계 사업(150㎿)이 준공됐다.

서부발전은 6조150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로 끌어 올린다. 미세먼지 감축도 정부가 제시한 2015년 대비 2030년 75%를 5년 앞당겨 2025년에 끝내기로 했다. 또 서부발전은 현재 655메가와트(㎿) 수준의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2030년까지 3배 이상 늘린 4268㎿로 확대키로 했다. 이를 통해 연간 신재생발전량은 1만4486GWh로 늘어나게 된다.

발전사 한 관계자는 “에너지공기업 사장들의 인사가 정부코드와 맞게 마무리되면서 사업방향이 정부정책에 맞춰지는 것과는 별개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시대적 숙명”이라며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발전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에너지공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지속된다면 전기요금 인상 등 에너지전환에 드는 비용부담을 국민이 떠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