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두 싱가포르를 향한 가운데, 현지에서는 그 어느 때 보다 경계를 강화하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김 위원장의 숙소인 세인트 리지스 호텔 주변에는 세계 최강이라는 네팔 구르카 용병을 포함한 현지 경찰관들이 평소보다 몇 배 이상 배치돼 있다. 또 호텔 로비에는 전날 선발대로 싱가포르에 온 것으로 보이는 김 위원장 경호원들이 주변 동향을 감시하는 등 철저한 경호를 펼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리셴룽(李顯龍) 총리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과 각각 양자 회담을 열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 취재 거점이 되는 마리나 베이 F1 경기장 건물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IMC)도 이날 오픈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일정을 공표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평양을 떠나 오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소속 중국 고위급 전용기와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가 시간 차를 두고 싱가포르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이 같은 비밀스러운 운항을 하고 있는 것은 장거리 여행에 나서는 최고지도자의 안전을 보장하려는 조치로 보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도 9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G7 정상회의 일정을 일부만 소화한 채 전용기편를 타고 싱가포르로 향했다. 10일 밤 싱가포르의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은 싱가포르에 도착 후 각각 회담 전략을 가다듬고 12일 오전 9시(현지시간)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인 담판을 할 예정이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