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신입사원, 입사 후 적성에 안맞으면...'전직 사이트 10년새 29배↑'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6-06 12:42 수정일 2018-06-06 16:17 발행일 2018-06-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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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손부족 일본…도쿄서 열린 신입사용 채용 설명회(연합뉴스)

도쿄 대학 출신 20대 한 남성은 지난해 봄 일본 대형 은행에 입사한지 3개월 만에 퇴직했다. 그는 현장 직원의 재량권이 작고 자신의 업무가 향후 디지털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에 반해 종이 업무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업무가 내 인생에 도움이 될까, 은행 밖에 나가면 활용할 수 있을까” 등의 고민이 됐고, 정해진 업무를 규정대로만 수행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지향하는 목표와 맞지 않다고 느껴 결국 퇴직을 결심했다. 현재 그는 대학원 입시공부를 하고 있다.

최근 일본 사회의 특징으로 꼽히던 ‘평생 직장’에 대한 취업 인식이 갈수록 사라지는 추세다. 고령화로 인력난에 시달리는 일본에서 구직자가 유리한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가운데, 입사 후에도 자신의 일이 적성과 맞는지 등을 고려하며 전직 정보를 수집하는 신입사원이 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최근 입사 1년 미만인 신입사원이 전직(轉職) 사이트 등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직 서비스 업체인 ‘DODA’에 등록한 4월 기준 입사 1년 미만의 신입사원수가 10년 전에 비해 무려 29배나 늘었다. 일본의 올해 대졸자의 취업률은 98%로, 1997년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DODA측은 “최근 구인배율이 높아 취업희망자가 ‘갑’의 입장에서 일을 고를 수 있게 된데다 다양한 근무방식이 확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도마쓰 이노베이션이 지난 4월 신입사원 480명을 대상으로 전직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서도 “가능하면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53.8%에 그쳤다. 2015년 조사 때의 63.4%에 비해 불과 3년만에 10 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채용한 신입사원을 어떻게 정착시키느냐가 절실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의료사무 수탁업체인 솔라스토는 2016년 이후 5000여명을 채용했으나 2000여명이 1년도 안돼 이직했다. 이에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이직이나 불만을 품은 사원을 면접기록에 적힌 단어 등을 통해 찾아내 필요시 면담을 실시, 그 결과 신입사원 이직자가 400여명 줄었다고 한다.

한편 DODA가 올해 22~59세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전직 인기 기업’으로는 1위가 도요타 자동차로 꼽혔고 이어 구글이 2위, 소니가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IT계열에 전직을 희망하는 사람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글 외에 낙천 5위(지난해 6위), 야후 10위(同11위), 라인 32위(同129위)를 차지했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