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늘어난 중기대출…금리인상기 부실 ‘우려’ ↑

홍보영 기자
입력일 2018-06-04 17:07 수정일 2018-06-04 17:24 발행일 2018-06-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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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5월말 중기 대출잔액 140조원 돌파
금리인상·원화강세 등 중소기업 금융여건 불리
2018060424

주요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가파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이 가운데 금리인상,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한 부실 우려가 제기됐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말 기준 이 은행들의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제외) 대출 잔액은 140조9785억원으로 나타났다. 2016년 말 이후 1년 5개월간 9.8%(12조6285억원) 증가했다. 2014년 7월부터 2016년 말까지 2년 6개월 동안 5.93%(7조1869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지는 증가세다.

실제로 은행들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의 순수증가액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는 등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이는 정부가 예대율 산정방식을 개편하는 등 가계부채 옥죄기에 나서면서 여신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격한 중소기업 대출 확대가 부실채권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한계 상황에 부딪히는 중소기업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 원화 강세, 경제 저성장 등도 중소기업 금융여건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 원화 강세 등 금융 환경이 중소기업에 녹록치 않다”며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일부는 한계 상황에 다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시은 KDB미래전략연구소 연구원은 “과거 중소기업 대출과 부실채권 추이를 분석해보면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후 4분기 째 중소기업여신 부실채권(NPL)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며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가 2015년 6월 말 이후 추세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여신 부실위험이 잠재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경우 2000년대 중반 중소기업 대출을 늘렸다가 금융위기 여파로 부실채권 문제를 겪은 바 있다. 이에 국민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은 우량 중소기업 위주로 철저한 대출심사를 진행하고 손실에 대비한 충당금도 확대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이 연구원은 “은행권 전반적으로 금리인상에 대비해 연체 관리를 강화하고 중소기업 부실 가능성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보영 기자 by.hong2@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