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더컬처] 8년 만에 신작 '버닝' 들고 칸에 다녀온 이창동 감독
“수상을 했다면 한국 영화 전체를 봐도 큰 성과다. 현지에서도 황금종려상 이야기가 들려 기대가 됐지만 결국 아쉽게 됐다. 한국 팬들이 느끼는 실망에 대해선 영화를 만든 감독으로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칸의 반응은 내가 기대한 것 이상이었다. 경쟁 부문 영화는 보통 호불호가 나뉘는 개성이 강한 작품이다. 그런데 ‘버닝’은 불호가 없이 모두가 좋아해 이상하게 느껴졌다.”
▲ ‘밀양’, ‘시’ 등과 비교하면 ‘버닝’은 젊은 관객을 위한 영화로 다가온다“그 부분은 어느 정도 맞다. 청년의 분노에서 출발한 영화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젊은 관객이 보길 원한다. 하지만 반드시 그들에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나 같은 기성세대에게도 의미가 있는 영화다. 나도 청년을 거쳤는데 우리 때는 분명한 답이 있었다. 반면 지금은 어딘가 잘못되었는데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세상은 화려하게 변하지만 내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종수처럼 청년에게 세상이 미스터리일 것이다.”▲ 사회의 문제인가 개인의 능력이 문제인가?“기성세대의 꼰대 발언이 될까 조심스러운데 우리 때는 희망이 있었다. 현실은 힘들지만 나아질 거라는 확신이었다. 반면 지금 청년은 개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아버지 세대만큼 여유를 가지고 살지 못할 것 같다. 이건 노력과 상관없이 세상이 그렇게 살게 돼 있다. 학교에서 학생을 봐도 그렇다. 다들 조금씩 우울증이 있다. 단순하게 그들에게 위로를 주는 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질문을 던지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 영화의 호불호처럼 현재 세 배우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좋지 않다.(앞서 유아인 SNS로 ‘페미니스트’를 주제로 설전을 벌여 일부 대중에게 비난을 샀다. 돌연 군 면제 판정을 받은 것도 문제가 됐다.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은 SNS로 일본 전범기를 공유했고 전종서는 칸 출국 전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대중 앞에 서 비난을 받았다.)“배우들의 논란에 대해선 내가 개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각자의 몫이고 그게 어떻게 나아가든 당사자들이 받아들이고 통과해야 한다. 그게 영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건 사실이지만 나는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스티븐 연은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굉장히 당황했다. 그것이 그가 거쳐야 할 과정이라면 받아들이는 게 낫다. 본인도 그렇게 생각을 한다.”▲ 극 중 종수의 아버지로 MBC 최승호 사장이 출연했다. 캐스팅 이유는?“우리는 최승호 PD라 불렀는데 그가 사장이 됐다. 종수 아버지 역을 현실에서 찾았는데 왠지 그가 떠올랐다. 본인에게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도 인정했다. 결과적으로 배우가 아니어서 더 현실성이 있었다.”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