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청불에는 청불, 역시 '데드풀2' vs 파격 '버닝'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8-05-17 07:00 수정일 2018-05-17 07:00 발행일 2018-05-1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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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Board] 19금 슈퍼 히어로의 귀환
농담은 자극적으로, 액션은 더 화려하게
'데드풀2'과 같은 시기 개봉한 '버닝' 방화와 노출, 영화제가 좋아할 요소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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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2’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번 주 19금 슈퍼 히어로 데드풀(라이언 레놀즈)이 돌아온다. 19금 농담과 욕설은 기본, 여기에 피가 튀는 액션을 뽐내는 히어로의 등장에 영화 팬들은 열광했다. 지난 2016년 개봉한 ‘데드풀’은 청소년관람 불가 등급(이하 청불)이었음에도 331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 여세를 몰아 2편이 16일 개봉했다.

상영 등급은 역시나 청불이다. 데드풀은 폭발을 앞둔 기름통 위에 누워서 관객과 재회 인사를 나누더니 스스로 불을 붙여 자살한다. 물론 ‘힐링팩터’로 불사신이 된 몸이니 죽지는 않는다. 하지만 머리, 팔, 다리가 각각 터져 솟구쳐 오르는 장면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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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2’ (사진=이십세기폭스코리아)

데드풀의 트레이드마크인 입담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진지한 상황에도 어김없이 19금 농담과 욕설이 쏟아진다. 그런가 하면 카메라를 마주 보며 ‘최고의 악당은 각본가’라며 말을 건넨다. 정해진 틀 안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어벤져스’ 히어로들은 절대 넘볼 수 없는 도발이다.

전편이 데드풀의 탄생을 이야기했다면 속편은 그가 엑스맨 멤버와 ‘엑스포스’라는 팀을 이뤄 미래에서 온 정체불명의 남자 케이블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의 스케일이 커진 만큼 액션의 볼거리는 확실히 풍성해졌다. 전편보다 액션 장면의 수가 많아졌고 눈을 즐겁게 하는 대규모 전투 장면도 더해졌다.

영화의 진가는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쿠키 영상이다. 2시간 가까이 쉴 틈 없이 농담하고 죽이고 욕을 해대던 데드풀은 쿠키 영상에서 제대로 관객을 웃긴다. 본인이 출연했지만 제대로 망한 영화 ‘그린 랜턴: 반지의 선택’은 여기서도 놀림거리다.

◇ 방화와 노출, 영화제가 좋아할 요소 가득한 ‘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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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사진=CGV아트하우스)

올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버닝’도 청불 등급을 받았다. 영화 속 미스터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방화’와 수위 높은 ‘노출’이 그 이유로 꼽힌다.

영화는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종수(유아인)가 우연히 고향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 의문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벤이 종수에게 자신은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취미가 있다고 고백하면서 본격적인 미스터리가 시작된다.

칸영화제 초청작답게 속에 담긴 요소들은 날 것 그대로 생생하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배달 짐을 짊어진 종수의 등을 따라 한국의 거리를 보여준다. 지하철 앞 복잡한 거리 위는 온갖 간판들로 얼룩져있고 그 밑으로 사람들이 종수를 밀치듯이 지나간다. 해미는 호객 행위를 하는 내레이터 모델이다. 뒷골목에서 담배를 나눠 피는 두 사람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청년을 대변한다. 반면 해미가 아프리카에서 만난 벤은 그야 말로 금수저다. 직업을 묻자 ‘그냥 논다’는 벤은 포르셰를 몰고 강남 고급 빌라에 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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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사진=CGV아트하우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가 원작인 만큼 이야기는 단순하다. 그러나 여러 갈래로 해석되는 단편처럼 영화도 그 부분을 살렸다. 벤은 종수에게 얼마 전 비닐 하우스를 태웠다고 하고 종수는 그 흔적을 찾지만 어디에도 없다. 때 마침 해미가 사라졌다. 종수의 추측대로 벤의 짓일 수도, 자살일 수도 있다.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버닝’처럼 자칫 따분 할 수 있는 전개에서 노출은 영화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요소다. 영화에는 유아인과 전종서의 수위 높은 노출 장면이 포함됐다. 영화는 17일 개봉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