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노출 모두 담고도 15세, '독전'…빠르고 짜릿하다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8-05-15 19:01 수정일 2018-05-15 19:02 발행일 2018-05-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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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 류준열, 김주혁, 박해진 등 연기파 배우 총출동
속도감 있는 마약 수사극 22일 개봉
이해영 감독 "자극을 위한 자극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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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독전’ (사진=NEW)

조인웅, 류준열, 故 김주혁, 박해준, 김성령, 차승원 등 이보다 강한 조합이 있을까.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독전’이 1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로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아시아를 지배하는 유령 마약 조직의 실체를 두고 펼쳐지는 독한 자들의 전쟁을 그린 범죄극이다. 이야기는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진행되고 마약이 주는 자극성도 적절하다. 이미 수차례 검증된 배우들의 연기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영화는 극 중 경찰인 원호(조진웅)거 마약제조 폭발 사고 이후 조직원 락(류준열)을 만나 마약 조직을 이끄는 실체 ‘이선생’을 잡는 수사를 진행하며 시작된다. 조진웅은 “이번 촬영에서 원호의 심리를 충실히 쫓았다. 시나리오 자체가 재미있어서 계산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원호가 왜 이렇게까지 쫓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선생을 잡고 싶은데 뭐라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런 알 수 없는 허무함이 있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조진웅과 함께 이야기를 끌어가는 이는 류준열이다. 그동안 조인성, 정우성, 송강호 등과 호흡을 맞추며 주로 뒤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왔다면 이번엔 전면에 나서 영화의 키를 쥔 인물이 된다. 류준열은 “작품을 하면서 항상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이번엔 조진웅 선배님에게 어떤 걸 배울 수 있을지 생각했다”며 “작품으로 만난 진웅 선배님은 연기를 임하는 자세가 달랐다. 매회 진지하게 임하면서 즐기는 자세에서 많은 점을 배웠다”고 전했다.

영화 '독전' 이해영 감독<YONHAP NO-4715>
이해영 감독. (연합)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해준과 차승원도 훌륭히 제 몫을 해냈다. 차승원은 스스로를 특별출연이라 낮춰 말했지만 영화 안에서는 후반부를 이끄는 인상적인 악당이다. 마약 조직원으로 변신한 박해준도 연기 같지않은 날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차승원은 “내가 해야 할 몫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히 정해져 있었다. 촬영하는 동안 ‘좋은 환경에 안착해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사실 내가 읽었던 시나리오 속 캐릭터와 영화 속 인물은 좀 거리감이 있다. 하지만 감독님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줘서 잘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해준은 “어떻게 하면 더 비열하고 미쳐 보일까 고민하며 찍었는데 굉장히 즐거웠다. 다만 헤어스타일이 평소하고 다니는 모양이 아니어서 적응하는 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영화는 ‘천하장사 마돈나’, ‘경성학교’ 등으로 섬세한 연출을 자랑하는 이해영 감독 연출작이다. 이 감독은 전작과는 다른 거칠고 자극적인 연출로 ‘독전’을 완성했다. 감독은 “‘독전’이 기존 나의 작품처럼 안 보였다고 한다면 감사한 칭찬이다. 전편까지 3편을 연출하고서 다음에는 새로운 영화를 하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 그때 ‘독전’ 제안을 받았다. 연출을 할 때는 그동안 안 썼던 뇌 근육을 사용하는 기분이었다. 내 속에서 큰 에너지가 나왔다”고 말했다.

마약이란 소재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영화에는 실제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까지 포함됐다. 이에 대해 감독은 연출단계에서는 크게 신경 쓴 부분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극적일 수 있는 설정이 시나리오에 있었고 감독으로서 그걸 제대로 담고 싶었다. 편집할 때도 등급 생각 없이 하고 싶은 만큼 담았다. 하지만 자극을 위한 자극은 뺐다. 관객이 편안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밸런스를 맞췄다. 권선징악으로 가는 결말도 등급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독전’은 22일 개봉한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