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유니송', 장애인 위한 '음악이 빛이 되는 콘서트' 성료

정병휘 기자
입력일 2018-05-14 14:57 수정일 2018-07-17 14:28 발행일 2018-05-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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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호영, 조성진 등 멤버. 입양아,시각장애인 위한 기부음악회 앞장
음악이 빛이되는 콘서트
지난 5월 11일 예술의 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 ‘음악이 빛이 되는 콘서트’ 포스터. 자료제공=앙상블 유니송

지난 11일 예술의 전당 IBK홀. 시각장애 가야금 연주자 김보경의 아름다운 가야금 선율이 잔잔하게 관객들의 마음 속으로 흘러 들었다. 600여명의 관객들은 일제히 숨을 죽이며 연주를 감상했다. 공연이 끝나자 객석 이곳 저곳에서는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예술의 전당(사장 고학찬)이 개최하고 앙상블 유니송(대표 이상희)이 연주를 맡아 진행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악회인 ‘음악이 빛이 되는 콘서트’의 한 장면이다. 관객들은 모두 시각장애인과 그 보호자들이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서울시립노인복지센터, 서초구청 드림스타트, 한국문화장애인협회를 통해 초청된 이들이었다.

시각 장애인 관객을 위한 맞춤 공연이었던 만큼,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과 비틀즈의 ‘렛잇비’를 비롯해 같은 시각장애를 가졌던 스페인 작곡가 로드리고의 ‘아랑훼즈 협주곡’ 등 친숙한 곡들이 연주됐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사회로 이뤄진 이날 공연은 바이올린의 거장 피호영 성신여대교수가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는 앙상블 유니송의 연주로 IBK홀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음악과 감동을 선사했다.

앙상블 유니송은 세계적 명문인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음악원 출신 음악인들이 모여 1997년 창단해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는 전문 연주단체다. 앙상블 대표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상희씨는 “음악원 재학시절 음악적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부친의 조언이 있었다”며 “프랑스에는 한국인 입양인들이 많았는데 연주회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을 한국입양인협회인 ‘한국의 뿌리’에 전달하기 시작한 게 인연이 됐다”고 창단 상황을 전했다.

앙상블 유니송
앙상블 유니송(사진제공=앙상블 유니송)

지난 2010년 앙상블유니송은 한국에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멤버 구성도 강화됐다. 음악감독으로 바이올린계의 거장 피호영 성신여대 교수가 참여했고, 최우정 서울대 교수가 작·편곡을 도왔다.

연세대 신동일 교수, 작고한 중앙대 지진경 교수를 비롯해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조성진, 라디오프랑스 오케스트라 악장 박지윤,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 박지환, 뻬이드라 로와르 국립오케스트라 박지윤, 프랑스 마르세이유 오케스트라 김다민, 런던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지현 등 국내외 최정상급 연주자들이 모여 최고 수준의 앙상블을 선보이는 음악단체로 성장했다.

매년 예술의 전당에서의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다양한 공연형식과 프로그램을 통해 소외된 이웃과 도움이 필요한 곳에 음악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게 이상희 대표의 설명이다.

음악회 개최 비용 등은 단원들이 십시일반 모아 조달하고, 공연을 통해 나온 수익금은 사회에 기부한다는 게 앙상블 운영 원칙이라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상희 대표는 “음악을 도구 삼아 우리의 사랑을 전달하는 것이 앙상블 유니송의 모토”라며 “클래식 음악을 활용해서 모두가 다 같이 하나 되어 즐길 수 있는 음악, 음악을 도구 삼아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앙상블 유니송의 후원이 계기가 되어 한국입양아의 한글교육을 위한 ‘한국 한글학교’가 프랑스에 설립되기도 했다.

정병휘 기자 icarus610@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