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구서도 ‘미투 운동’…사건 매몰+뒷북조사로 뭇매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4-30 22:06 수정일 2018-04-30 22:09 발행일 2018-04-30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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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이즈계획(UNAIDS)이 루이즈 루레스 사무차장의 성폭행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덮으려 했다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뒤늦게 조사 재개를 발표했다가 또다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30일(현지시간) 유엔에이즈계획은 루레스 사무차장의 성폭행 의혹과 관련해 새로운 혐의가 추가됐다며 조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루레스 사무차장은 지난 2015년 5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했다가 직원인 마르티나 브로스트롬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브로스트롬은 2016년 말 서면으로 루레스 사무차장의 성폭행 시도를 신고했고 지난달에는 CNN 인터뷰에서 그간의 상황을 자세히 털어왔다.

유엔은 14개월에 걸친 자체 조사 끝에 루레스의 성폭행 의혹에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여론은 유엔이 최고위급 간부를 보호하고 명성을 유지하는 데 급급해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유엔에이즈계획이 재조사 방침을 밝혔지만 여론의 비판은 식을 줄 모르고 계속되고 있다. 유엔에이즈계획이 재조사 방침을 밝힌 30일은 루레스 사무차장의 임기 만료일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루레스 사무차장에 대한 조사 방법이 사라진 만큼 유엔에이즈계획이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유엔에이즈계획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권고에 따라 재조사를 결정했고 뉴욕 유엔본부에 있는 감사 기구가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