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100] '바람 바람 바람' 이엘, 송지효가 인정한 '섹시의 모차르트'? "더 노력해야 하는 살리에리"

김동민 기자
입력일 2018-04-04 07:00 수정일 2018-04-04 09:46 발행일 2018-04-04 11면
인쇄아이콘
[人더컬처]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의 이엘, 섹시 매력 과시하며 19금 바람
"연기만 하면 본능적으로 돌변, 실제는 조용하고 내성적"
Untitled-1
배우 이엘. (사진 제공=NEW)

배우 이엘(본명 김지현)은 섹시 이미지가 강한 여배우 중 한 명이다. 영화 ‘내부자들’(2015)에서 노출 연기를 선보이더니 드라마 ‘도깨비’(2016)에선 카리스마 넘치는 삼신할머니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5일 개봉하는 ‘바람 바람 바람’에서 이엘은 바람 앞에서 당당한 여인 제니를 연기한다.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각색하고 ‘출출한 여자’ ‘먹는 존재’ ‘스물’ 등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 작품으로 중년 남녀의 일탈을 그린 성인 코미디 영화다. 

2018040301010001401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사진 제공=NEW)

작품에서 비치는 이미지와 달리 실제 이엘의 성격은 그의 말처럼 “말이 없고 조용한 성격이다.” 인간관계에는 수동적이고 집에서 유일한 대화 상대는 기르는 고양이, 전화보다는 문자를 선호한다. 

“제 앞에 붙는 ‘섹시’ 이미지에 대해선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실제 제가 그렇지 않은데 대중은 그렇게 받아들이니 나름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섹시는 제가 가진 카드 중 하나로 제니도 그 연장선이죠. 캐릭터로 저를 기억해주는 건 칭찬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이미지를 굳이 바꾸고 싶진 않아요.”

 

집 밖으로 나갈 때는 주로 카페나 미술관을 찾는다. 그럴 때면 가끔 알아보고 다가오는 팬이 있는데 남성보다는 여성 비율이 많단다. 최근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에서 보여준 강하고 시원한 캐릭터가 여성들에게 대리만족을 준 덕분이다. 

“저를 멋있는 언니로 봐주시는 팬들이 많은 건 작가님이 써주신 대사 덕분이에요. 드라마를 보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할 일이 나오잖아요. 그때 감정을 정확히 표현했는데 그게 여성 시청자들에게 좋게 보여진 것 같아요.”

영화 속 제니는 유부남을 사랑한다. 그 사랑은 석근(이성민)을 거쳐 그의 처남인 봉수(신하균)로 이어진다. 그 사이엔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이 있다. 영화는 제니가 이들 사이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아찔한 상황을 코믹하게 담아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영화 ‘바람 바람 바람’(사진제공=NEW)

“제니의 감정적인 부분에 집중했어요. 자신의 생각에 솔직하고 당당한 것이 그녀의 매력이죠. 동시에 외로운 인물이기도 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관계 속에 들어가고 그게 새로운 문제를 낳죠. 저 역시 외로움을 느끼는 타입이라 제니의 심경이 이해가 됐어요.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다시 사랑 받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제니에게 투영됐죠.”

영화는 ‘내부자들’ 촬영 당시 출연을 제안받았다. 선택에 결정적인 요인은 이병헌 감독을 향한 신뢰였다. 이병헌 감독의 팬이라고 자처한 이엘은 “감독님의 전작 ‘출출한 여자’ ‘스물’ 등을 다 봤다”며 “대사로 웃음을 주는 코미디 취향이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clip20180403012608
배우 이엘. (사진 제공=NEW)
“아니나 다를까 이번 시나리오도 그랬죠. 흔히 감독님의 대사에 ‘말맛’이 있다고들 하잖아요. 정말 대사가 만화책 읽듯이 머릿속에 들어왔어요.”  

전작에서 주로 남성들 속에서 둘러싸여 있었다면 이번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언니 송지효가 있었다. 두 사람의 호흡은 예능 ‘아는 형님’으로 이어졌다. 

“저희끼리 비슷한 점이 많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생활 패턴도 같고 둘 다 털털한 성격이어서 실제로 잘 맞았죠. 특히 ‘아는 형님’에서는 언니의 위대함을 느꼈어요. 대본과 전혀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저는 당황하고 있는데 언니는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제 몫까지 해내는 모습이 고맙고 너무 멋있었어요.”

앞서 송지효는 이엘에 대해 ‘섹시의 모차르트’라고 표현해 화제가 됐다. 그 표현에 대해 이엘 본인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로 ‘살리에리’라고 대꾸했다.

“아마 제가 출연하는 연극 ‘아마데우스’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 같은데 말도 안 돼요. 연극은 지금 재미있게 하고 있어요. 늦게 합류해서 다른 배우들에게 폐가 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저를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너무 좋아요. 6년 만의 공연으로 지금은 책임감을 느끼고 임하고 있어요.”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