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5조원 투자 배경은… 선택과 집중으로 업계 1위 도약노려

이원배 기자
입력일 2018-04-03 06:00 수정일 2018-04-02 18:43 발행일 2018-04-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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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하남 매장1
이마트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매장 내부(사진제공=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힌 5조원 투자금은 대부분 이마트와 스타필드, 이마트 베트남 사업 확대, 이마트24 등 유통 사업에 쓰인다.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이마트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업계 선두기업으로의 위상도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투자금의 절반 가량이 국내 대형마트 점유율 1위인 이마트 사업을 확대하는 데 쓰일 전망이다. 경쟁력이 낮은 매장은 폐점하는 대신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설·확대하기로 했다. 규제가 강화되고 시장 포화 등 출점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마트는 올해에만 3곳을 신설 및 확대한다.

신도시가 조성되는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와 경기 의왕 오전 지역에는 매장을 신설한다. 모두 신도시 개발 지역으로 수요가 풍부하다. 서울 월계점은 넓은 부지를 활용해 매장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위례·오전점은 올해 안에 문을 열 계획이다.

차세대 그룹 주력 사업인 스타필드는 안성·청라·창원점(가칭)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안성·청라점은 인허가 중에 있고 창원점은 계획 수립 중에 있다. 세 곳 모두 사업 시작 단계로 2020년 이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투자 계획에서 밝힌 금액 1조9000억원은 대부분 이 세 곳의 매장 건립에 사용된다. 스타필드는 현재 하남점과 고양점을 운영하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에 이마트 2호점 문도 연다. 올 상반기 착공해 내년에 완공한다는 목표다. 현재 호찌민에 이마트 1개 매장을 두고 있다. 베트남 진출은 롯데쇼핑이 한 발 앞섰다. 롯데쇼핑은 2008년 12월 1호점을 오픈하며 베트남에 진출했다. 현재 1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브릿지포토]스타필드고양그랜드오픈기념식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7월 경기 고양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 오픈 기념식을 마치고 내빈들과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2일 발표한 5조원 규모의 유통분야 투자금 대부분을 이마트와 스타필드 매장 확대에 집중 투입할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양윤모 기자)

반면 이마트는 2015년 12월에 1호 점포를 열어 롯데에 비해서는 7년이나 늦게 들어왔다. 또 2호점 오픈 결정까지 2년 넘게 시장을 관찰했다. 시장 성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뒤 3년간 약 5500억원을 투자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 중국에서 모두 대형마트 사업 실패라는 쓴 맛을 본 두 라이벌 기업이 베트남에서 자존심을 건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한편 이번 투자계획에는 올 1월 이커머스 통합법인이 유치한 1조원의 투자금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1조원까지 포함할 경우 신세계그룹은 6조원이 넘는 금액을 유통 분야에 쏟아 붓게 된다.

유통업계에서는 3년간 5조원의 투자액수는 이마트의 규모를 감안해도 만만치 않은 금액이란 시각이다. 이마트가 매년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해도 꼬박 10년 동안 적립해야 5조원이 된다. 인구 40만 명의 경북 경산시 올해 예산이 1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마트가 이처럼 대대적인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정용진 부회장의 유통업계 1위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마트 중 이마트 점유율은 45.8%(2015년 기준)로 롯데마트 점유율보다는 약 20%포인트 높다. 반면 백화점은 정반대로 롯데백화점이 48%(현대백화점 추산, 2016년 기준)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경쟁력이 높은 이마트와 스타필드, 이커머스에 역량을 집중해 업계 선두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투자 계획에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는 걸로 안다”며 “성장 기반 마련은 물론 유통업계 리딩 기업으로서 면모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