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군사훈련 4월 첫 주 재개…바빠지는 ‘포스트 평창’ 외교

김수환 기자
입력일 2018-02-28 11:21 수정일 2018-02-28 11:34 발행일 2018-02-2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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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훈련, 4월 첫 주 재개 예정
훈련일정의 변수는 ‘북미대화’ 여부
우리 정부, 北설득할 ‘비핵화 로드맵’ 미국 측과 준비 중
中관영매체, 한미훈련 재개 견제…조속한 북미대화 촉구
백악관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녀이자 백악관 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왼쪽 두번째)가 25일(현지시간)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이방카 오른쪽은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AP=연합)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연기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재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과 북한, 그리고 양국을 중재하고 있는 한국의 ‘포스트 평창’ 외교 행보가 바빠지고 있다.

특히 한미군사훈련이 4월 첫 주 재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핵 위기의 해법으로 쌍중단(雙中斷·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주장해온 중국 관영매체는 견제에 나서는 모습이다.

28일 외교·안보소식통에 따르면 평창올림픽으로 한차례 연기된 한미연합군사훈련이 현 시점에서 재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워싱턴DC에서 미국북한위원회(NCNK)가 주최한 북한 문제 세미나에 참석한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한미군사훈련 재개 시점이 ‘4월 첫 주’라면서, 일정에 변동이 발생할 수 있는 변수는 ‘북미 대화’를 통해 일종의 타협안이 있을 경우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문 특보는 군사훈련이 재개되기 전 북미대화가 성사되길 바란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리에 개최하면서 미국과 북한의 사이에서 중재역할을 자임, ‘한반도 운전자론’에도 힘을 얻게 된 문재인 정부는 최근 북한 측에 합리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종합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미국 측과 함께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 정부는 미국의 최대 압박 전략을 북한 측이 체제 전복의 적대적 행위로 볼 수 있는 양국 간 시각차를 좁히면서, 북한 측에는 ‘비핵화 신호를 보이고 미국과 대화를 하도록’ 설득하고, 미국 측에는 ‘대화의 문턱을 낮춰 북한과 일단 대화하자’며 중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핵 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언급에도 ‘본인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대화 자체를 거부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북한 측이 대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문 특보는 해석했다.

중국 관영매체는 한미군사훈련의 재개를 견제하면서 북한과 미국이 조속히 직접 대화에 나서도록 촉구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이날 논평에서 “한미 춘계 대규모 군사훈련이 임박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긴장고조라는 악순환을 피할 수 있을 지에 한반도 유관국들이 막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신문은 “백악관은 비핵화 조건에서만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고 주장함으로써 남북 대화와 북핵 대화와는 거리가 멀다”며 “국제사회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안정 유지를 동시에 실행하는 것이 상충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