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시리아에 독자적 '휴전' 명령

손은민 기자
입력일 2018-02-27 14:00 수정일 2018-02-27 16:35 발행일 2018-02-2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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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Defenders of the Fatherland Day (AP)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 동(東) 구타 지역에 하루 단위의 ‘인도주의 휴전’을 명령했다. 러시아가 독자적인 휴전안을 내놓으면서 시리아 내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동구타의 주민 희생을 막기 위해 27일부터 매일 오전 9시에서 오후 2시까지 인도주의 휴전이 실시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주민들의 탈출을 위해 인도주의 회랑도 개설될 것”이라면서 “이와 관련한 조율이 이루어졌고 조만간 공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전역에서 30일간의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하지만 채택 바로 이튿날 시리아 정부군이 다시 공격에 나서면서 국제사회의 휴전 결의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러시아가 휴전을 발표한 동구타 지역은 시리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곳으로, 안보리 결의에도 시리아 정부군의 계속된 공습으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행한 지역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의 휴전 명령은 강대국이 시리아 유혈사태를 중단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드러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러시아의 이번 발표가 시리아 내전에서 푸틴 대통령이 가진 결정권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한편 유엔 주재 영국부(副) 대사 조너선 앨런은 러시아의 휴전안이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손은민 기자 minso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