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진핑, '장기집권' 개헌에 중국 내서도 반발 "비극의 시작"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8-02-26 14:15 수정일 2018-02-26 15:01 발행일 2018-02-26 99면
인쇄아이콘
weewrwe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새해를 앞둔 31일(현지시간) 베이징 중난하이 집무실에서 2018년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시주석은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그린 향후 30년의 청사진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중국 공산당이 국가 주석의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을 내놓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을 현실화 시키자 중국 내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와 로이터통신 등이 26일 보도했다.

현행 중국 헌법에는 국가주석의 임기가 10년으로 제한돼 있다. 덩샤오핑은 지난 1982년 마오쩌둥 같은 독재자 출현을 막기 위해 국가주석 임기를 10년으로 못박고 3연임을 금지했다. 그러나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현재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으로 제한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헌법 개정안을 제안했다고 전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25일 전했다.

중국 내 학자와 평론가들은 이에 대한 비판을 잇따라 쏟아냈다. 베이징의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장수 독재자에서 초라하게 무너진 짐바브웨의 무가베를 예를 들며 시 주석의 장기집권 추진을 비판했다. 장리판은 “이론적으로 그(시 주석)는 무가베보다 더 오랫동안 집권할 수 있겠지만, 장차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무가베는 37년간 독재를 이어왔지만, 부인을 자신의 후계자로 추진하는 등 끝없는 정치욕심에 결국 지난해 11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다.

시사 평론가 린허리(林和立)는 “독재정권은 예외 없이 붕괴했다”며 “권력이 너무 커서 아무도 독재자의 정책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결과 재앙이 초래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종신 집권 추진은 1인 독재를 막기 위한 덩샤오핑의 민주집중제에 역행하는 것으로, 비극의 시작일 수 있다”며 “공산당 내부와 중국 사회에서 이에 어떻게 반격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정치학자 룽젠저(榮劍則)도 전날 소셜미디어에 “8천만 명(중국 공산당원) 중에 대장부가 한 명도 없고, 14억 국민은 구경꾼 노릇만 하고 있다”고 개탄하며 청말 군벌 위안스카이(袁世凱)의 사진을 올렸다. 위안스카이는 1915년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오르며 권력을 장악했지만, 중국 전역의 극심한 반발로 1916년 3월 황제제도를 취소했으며 얼마 후 사망했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