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가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새로 진출하는 기업도 화장품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제약회사부터 리조트 전문기업, 문구회사 등 다양하다.

리조트 개발 및 운영 전문기업인 에머슨퍼시픽은 지난 7일 그리스 키오스섬 영농조합과 그리스 키오스 섬에서만 생산되는 천연 물질인 매스틱(Mastic)의 한국·중국 지역의 화장품 원료 공급 독점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고 화장품 원료사업에 진출했다.

이번 협약식을 통해 에머슨퍼시픽은 매스틱 레진, 파우더, 오일 등 원재료를 한국, 중국, 홍콩, 마카오 지역 대상 화장품 원료로 독점 공급할 수 있는 권리와 구강위생제품, 식품, 의약품 등 타 산업에서의 원료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신의 눈물’로 불리는 매스틱은 그리스 키오스 섬에서만 자라는 유향수(Mastic tree)에서 분비되는 천연 반투명 수지로, 키오스섬의 남부 지역의 23개 마을에 4850개의 생산자들로부터 생산되고 있다. 스킨케어 측면에서 뛰어난 진정효과와 함께 콜라겐 생성, 주름 개선, 여드름 치료 등에 효과적이다.

에머슨퍼시픽 관계자는 “매스틱은 자일리톨, 프로폴리스와 함께 세계 3대 천연 항생물질로 피부에 바르는 제품뿐만 아니라 섭취 시에도 매우 뛰어난 효능을 자랑한다”며 “한국 및 중국 시장에서 매스틱 원료 공급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보하고, 향후에는 자체 상품 개발도 염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종합 디자인 문구기업 모닝글로리도 지난달 화장품 4종을 처음으로 출시하고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모닝글로리는 글로벌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와 손잡고 핸드크림, 립밤, 립틴트, 네일스티커를 선보인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정통 문구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문구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꾸준히 개발해왔으며, 이번 화장품 출시로 품목 다각화에 더욱 힘을 싣게 됐다”고 말했다.

피부과 전문의약품 제조업체인 동구바이오제약도 줄기세포 화장품 브랜드 ‘셀블룸’을 내놓으면서 코스메슈티컬(화장품+의약품) 분야에 진출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는 “셀블룸도 기내 면세점과 드럭스토어에 입점하고 중국에 수출 계약을 하는 등 세계 시장 진출에 나섰다”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인 프로셀테라퓨틱스와 화장품 피부투과 기술 관련 공동연구개발 및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셀테라퓨틱스가 보유한 피부투과기술은 의약원료를 세포와 세포 간에 투과 시키는 원천 기술을 응용하여 개발한 기술로 단백질 및 비단백질 등 화장품 기능성 소재에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프로셀테라 퓨틱스가 보유한 피부투과기술을 화장품 사업에 응용해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코스메슈티컬 시장의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이처럼 화장품 사업에 잇달아 진출하는 까닭은 K-뷰티의 인기가 해외에서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은 사드보복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대비 18% 늘어난 49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K-뷰티의 인기도 높을 뿐더러, 국내 화장품 시장은 OEM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브랜드만 있으면 진입장벽이 낮다”며 “앞으로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기업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6693@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