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왕따, 그 후의 이야기

박민지 기자
입력일 2017-10-18 07:00 수정일 2017-10-18 07:00 발행일 2017-10-17 99면
인쇄아이콘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연합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p>게티
왕따1
게티

이제 6학년인 베서니 톰슨(11)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3살 때부터 앓아온 뇌종양도 이겨낸 아이였기에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는데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요?

아이는 수술 후유증으로 입모양이 일그러졌습니다. 학교 남학생들은 짓궂게 놀렸고 갈수록 강도는 심해졌죠. 암까지 이겨냈지만 집요한 왕따에 삶을 포기한 겁니다.

집단 괴롭힘 ‘왕따’는 심각한 사회문제입니다. 극단적 선택에 놓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후유증이 남아 삶을 망쳐놓기 일쑤죠. 하루 이틀 새 극복할 수 있는 트라우마가 아닌 겁니다.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왕따가 끝나도 최대 5년까지 정신적 악영향이 지속된다고 발표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트라우마 속에서 사는 셈인데요.

왕따를 당한 청소년의 경우 우울증, 과잉행동, 충동성, 주의력결핍 등 여러 정신적 문제를 겪었습니다.

왕따가 끝나고 2년이 지나도 정신적 증상의 대부분은 지속됐는데요. 대체로 5년이 지나면 사라졌지만 피해망상 등은 끈질기게 남아 아이들을 괴롭혔습니다.

특히 잦은 악몽과 몽유병을 유발했습니다. 영국 워릭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8~10세 때 왕따를 당했던 어린이들은 2년 뒤, 12세 때 수면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았죠.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을 위해 사회가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왕따의 악영향을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인지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장 밥티스트 핑고우 박사-

또 다른 연구는 후유증을 더 길게 봤습니다. 영국 킹스칼리지 연구팀은 유년시절 왕따가 비만과 뇌졸중, 심장마비 등의 후유증을 40년이나 남긴다고 분석했는데요.

트라우마가 장기적으로 신체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영국 내 1200만 명 비만자 가운데 12%는 어렸을 적 왕따를 당하지 않았다면 비만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산했죠.

“만성 스트레스는 고칼로리 음식을 먹고 싶게 한다. 또한 왕따 트라우마가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해 염증과 피로, 육체 활동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 -안드레아 대니스 박사-

문제는 어른들이 피해사실을 모른다는 점입니다. ‘왕따’를 창피해하거나 문제를 자신에게서 찾으며 숨기는 학생이 많기 때문이죠.

다른 문제는 2차 피해 대책입니다. 가해자로부터 보상을 받기는 어렵고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죠. ‘아이들 일’이라고 쉽게 넘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학생은 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왕따 피해학생의 트라우마는 정신과 육체에 남아 시시때때로 삶을 지옥에 떨어트려놓습니다. 관심과 사랑으로 피해사실을 알아내는 것이 첫 번째 관문이고 다음은 상처를 보듬어줄 따뜻한 사회와 긍정의 시선입니다.

가해학생은 상대를 향한 칼날은 돌고 돌아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합니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카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