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쌈짓돈 모아 기부하는 노인들

박민지 기자
입력일 2017-10-16 07:00 수정일 2017-10-16 07:00 발행일 2017-10-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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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써주세요”

부산 금정구청,배낭을 멘 할머니가 찾아왔습니다. 그 안에는 3000만원이 들어있었습니다. 담낭암 말기로 1년 9개월째 투병 중인 박복순(80)할머니입니다.

작은 속옷가게를 운영했던 박 씨는 남편과 사별한 뒤부터 작은 월세방에 혼자 지내왔습니다. 요양병원에 입원해있던 할머니는 기부를 위해 잠시 병원을 탈출(?)했다고 했죠. ※금정구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100만원씩 저소득층 30가구에 기부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생활고로 배움의 길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이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전주 완산구 서신동에도 뜻밖의 선물이 도착했습니다. 아이들의 ‘배움’을 위해 써달라며 쌈짓돈 2798만원을 쾌척한 80대 할머니가 있었죠.

“과거 ‘배움’의 한과 자녀들을 어렵게 공부시키면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서신동은 앞으로 지역 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는 학생들을 엄선해 학원비와 장학금 등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경기 불황으로 기부 문화가 크게 위축됐어도 ‘노인의 기부’는 줄지 않았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이수옥(75)할머니는 작은 영구임대아파트에 살면서도 3년째 매달 1만원씩 정기후원중입니다.

“사회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 조금씩이라도 갚고 싶었어요. 적은 금액이지만 정기 후원을 하니까 큰 보람이 됐어요” -이수옥 할머니-

할머니처럼 푸르메재단에 후원금을 건네는 65세 이상 노인은 경기불황에도 매년 150~200명 수준을 유지합니다. 어르신들이 앞장서서 따뜻한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는 거죠.

고액 기부자를 제외하면 2015년 노인 141명이 총 1억1480여만원을, 2016년에는 213명이 총 1억1120여만원을 기부했습니다. 올해는 최근까지 167명이 4040여만원이 모금되었죠.

현재 개인과 기업 모두에게 ‘기부문화’는 꽁꽁 얼어있습니다. 개인은 경제난으로 기업은 ‘김영란 법’과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사건이 맞물려 ‘혹시 모르니 아무 것도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죠.

공기업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20개사의 기부금 지출이 올해 상반기 2755억원인데요.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41.2%,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한 수준입니다.

선의로 후원을 했더라도 비리 조사에 연루되거나 무거운 세금을 무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명확한 개념 정립과 과세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어금니 아빠’와 ‘새희망씨앗’의 기부금 사기문제로 개인 기부문화까지 위축될 우려가 있습니다.

또 다시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얼어붙은 생계에 온기를 기다리는 이들이 주변에 너무도 많습니다. 노인들이 주고 싶은 따뜻한 미래에 당신의 손길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박민지 기자 pmj@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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