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위터 오역보도에 당황한 靑...직접 수습 나서

채현주 기자
입력일 2017-09-18 21:10 수정일 2017-09-18 23:33 발행일 2017-09-18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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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한 소회를 트위터에 올린 내용이 국내 한 언론을 통해 오역돼 기사화 되자 청와대가 수습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트위터에 “I spoke with President Moon of South Korea last night. Asked him how Rocket Man is doing. Long gas lines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가 올린 글은 “어젯밤에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했고, 요즘 로켓맨(김정은)은 어떻게 지내는지를 물었다. 북한에서 주유하려고 줄을 길게 서고 있다. 안됐다”는 내용이었다. 대북 경제 재제 후 원유 공급이 중단된 북한의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다.

그러나 국내 한 매체는 ‘Long gas lines are forming in North Korea. Too bad!’라는 문구에서 ‘gas lines’을 ‘가스관(pipeline)’으로 오역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3회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 북한을 경유한 가스관이 한국까지 오게 될 것”이란 발언을 인용하며 마치 문 대통령의 남북러 가스관 연결을 비판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보도를 접한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굉장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지금 외교안보 문제가 가장 첨예한 현안”이라며 “작은 불씨로 인해 휘발성이 최고조화된 한반도에 자칫하면 불꽃을 던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어 “보도가 너무 아슬아슬한 경우도 있고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런 문제로 외국과 관계가 꼬일 수도 있는 상황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상황을 보면 필요한 부분만 빼서 마음대로 해석한다는 ‘단장취의(斷章取義)’란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면서 “지금 상황이 너무 엄중하기 때문에 한반도 일촉즉발 상황에서 간곡하고 간절하게 언론에 호소를 드린다. 우리 언론인들이 문 대통령보다 다른 나라 정상이나 언론을 더 신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채현주 기자 chjbr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