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구운 책]K엔터테인먼트 소녀들을 둘러싼 논란과 의미를 논하다 '소녀들 - K-pop 스크린 광장'

조은별 기자
입력일 2017-09-08 07:00 수정일 2017-10-24 22:39 발행일 2017-09-0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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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
‘소녀들 - K-pop 스크린 광장’l 김은하·듀나·류진희·손희정·심혜경·장수희·조혜영·쥬리·현시원·홍승은 지음|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1만 7000원l사진제공=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페미니즘은 특정 여성들의 거대 담론일까. 그렇지 않다. 주위를 둘러보면 미디어와 문화를 통해 대중의 일상을 파고든 페미니즘을 만날 수 있다.

페미니스트 소녀학을 표방한 신간 ‘소녀들-케이팝 스크린 광장’은 아홉명의 필자들이 동시대 소녀들을 중심으로 벌어진 논란을 통해 ‘소녀학’의 담론을 분석한다.

책에서는 아이유와 설리를 둘러싸고 벌어진 롤리타 콤플렉스 논쟁이나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청천백일만지홍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사과한 사건 등을 통해 케이엔터테인먼트의 소녀들을 둘러싼 논란과 의미를 해석한다.

또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부터 ‘아가씨’(2016)에 이르기까지 여성 동성애 표현이 오로지 소녀성을 중심으로 구축된 현상을 비판한다. 이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매개로 소녀의 초국적성을 탐색한다.

문화 재현과 아이콘에만 초점을 맞춘 건 아니다. 현실의 소녀들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 당사자가 보는 의제강간이나 가부장적 보호자와 여성 청소년의 간극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다. 아울러 의미있는 정치 참여 및 실천을 해도 외모와 젊음으로 평가됐던 젊은 여성이 촛불을 통해 페미니스트로 거듭나는 과정을 살펴본다.

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