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효자 상품으로 떠오른 '윤활기유'…사드 정국도 뚫었다

최정우 기자
입력일 2017-09-03 14:23 수정일 2017-09-04 22:15 발행일 2017-09-0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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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활기유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루브리컨츠가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 세운 윤활기유 공장 모습. (사진제공=SK루브리컨츠)

최근 3년 간 수출 증가세를 보이며 정유업계 효자 품목으로 떠오른 윤활기유가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에 굴하지 않고 실적 호조를 이어갔다.

윤활기유는 자동차·선박·기계 등에 쓰이는 ‘엔진 오일’ 윤활유의 기초 원료로 자동차용 고급 윤활기유의 경우 환경 규제에 따른 연비개선 필요성에 따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윤활기유 수출은 2015년 401만2623톤, 2016년 416만3735톤, 2017년 상반기 227만3047톤을 기록 중이며 올해 총 45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윤활기유 부문에선 실적 호조세를 이어갔다. S-OIL의 2분기 윤활기유 영업이익은 2011년 4분기 이후 최고치인 129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49억원의 손실을 본 정유사업과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 성장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도 2분기 컨퍼런스 콜을 통해 “유가하락에도 윤활기유 가격이 상승해 영업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2분기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에도 중국 수출 증가세가 지속돼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윤활기유의 중국 수출량은 2015년 97만톤, 2016년 100만톤에 이어 2017년 상반기 56만톤을 기록하며 사드 보복 우려를 잠식시키는 모습이다. 업계는 이 같은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올해 총 112만톤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산 윤활기유는 중국산에 비해 품질이 월등히 앞서 사드 여파에도 한국산 수요가 늘고 있다”며 “중국 수입량 중 80% 가량이 한국과 싱가포르산에 집중돼있다. 사드 보복으로 수입을 제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SK루브리컨츠와 S-OIL, 현대쉘베이스오일, GS칼텍스 등 국내 4사는 중국에 판매법인을 설립하거나 중국 무역상과의 거래를 통해 중국 수출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우 기자 windows8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