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 카' 시대 주도권 누가?…달아오른 이통사 내비게이션 전쟁

지봉철 기자
입력일 2017-07-20 11:01 수정일 2017-07-20 17:32 발행일 2017-07-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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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T맵' 주도 내비시장…KT-LGU+ 손잡고 반격 나서
사용자 많으면 정보 더 정확해져…당장 매출보다 미래 인프라 경쟁
자율주행·스마트카 시장 주도권 싸움 치열
SK텔레콤 자율주행차, 일반 도로 달린다_1
SK텔레콤은 국내 통신사 최초로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를 획득했다. (SK텔레콤 제공)

‘내비게이션’이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최대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카(유무선 통신 연결 자동차) 기술이 이통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등장해서다. 차가 알아서 운전하는 시대가 되면 단순 지도 정보는 물론이고 각종 교통신호 및 도로 상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등 내비게이션 기술이 필수적으로 결합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의 이동 경로, 위치 정보 등 데이터를 쌓으면 이를 다른 서비스에 확대 적용하거나 결합해 기능을 크게 확대할 수 점도 내비게이션 전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이유다.

몇 년 전만 해도 게임용 그래픽카드를 만들던 미국 엔비디아가 내비게이션과 커넥티드 카 분야에 투자한 이후 세계적 기업이 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 시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할 내비게이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SK텔레콤이 사용자 수 기준 업계 1위 내비게이션인 ‘T맵’을 무료로 전환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실제 SK텔레콤에 따르면 T맵이 개방 1년 만에 KT·LG유플러스 및 알뜰폰 이용자 비율 20%를 돌파했다. 무료 개방 전 타 이통사 및 알뜰폰 고객의 T맵 이용은 전체의 1% 미만인 8만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1%인 200만명에 달해 자사 가입자를 포함하면 월 1000만명 이상이 찾는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1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토대로 ‘1등’ 굳히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내비게이션 이용자를 150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한 발 앞서 T맵에 음성인식·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연내 선보인다는 계획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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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와 KT 로고

KT와 LG유플러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1등과 거리가 멀어진 상황에서 양사가 ‘전략적 협력’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찾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양사는 그동안 티맵에 상대적으로 밀렸던 자사의 ‘U+내비’와 ‘KT내비’를 버리고 이를 하나로 통합한 ‘원내비’(ONE NAVI)로 반격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각자 보유하고 있는 목적지 데이터, 누적 교통정보 등 주요 데이터들도 통합할 채비도 마쳤다. .

통신업체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 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내비게이션 기술을 이통사들에게 사거나 계약을 맺고 사용하는 방식으로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이에 따라 폭발적 성장이 기대되는 미래 플랫폼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국내 이통사들의 내비게이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봉철 기자 Jans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