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1인' SK하이닉스, 인수까지는 여전히 '첩첩산중'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6-22 16:56 수정일 2017-06-22 17:42 발행일 2017-06-22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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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됐지만 실제 인수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와 미국 베인캐피털, 한국 SK하이닉스가 연합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인수까지는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WD)의 대립, 반독점법 심사 등 변수가 곳곳에 남아있다. 이 때문에 내년 3월 말까지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부족한 경영자금을 확보하겠다는 도시바의 계획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도시바메모리를 둘러싼 도시바와 WD의 갈등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WD는 국제상공회의소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와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각각 도시바메모리 매각 중단을 요청한 상황이다. WD는 소송과 더불어 한미일 연합으로 전환되기 전 미일 연합에 합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지만 도시바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결과에 따라 인수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한미일 연합도 상황에 따라 인수대금 지불을 동결할 수 있는 정지 조건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변수는 한미일 연합 내부에 있다.  SK하이닉스가 한미일 연합의 일원으로 도시바의 반도체공장 공동운영에 관여하는 데 WD가 반기를 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WD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하는 경쟁업체라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신들은 도시바가 전날 있었던 우선협상자 선정을 법적 구속력이 없는 ‘약속’ 형태로 진행해 혹시 모를 결렬 시 위약금을 피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당초 3조엔에 달하는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던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이 여전히 도시바에 욕심을 내는 모양새다. 훙하이는 다음달 14일로 예정된 미국 판결에서 법원이 WD의 손을 들어주고 협상이 백지화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훙하이그룹 궈타이밍 회장이 최근 미국 내 투자 확대 계획 내세워 미국을 통해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카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