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몰래혼인 스캔들’, 청와대 정말 몰랐을까?

라영철 기자
입력일 2017-06-16 20:22 수정일 2017-06-16 23:54 발행일 2017-06-16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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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안경환<YONHAP NO-3172>
‘몰래 혼인신고’ 등 각종 의혹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몰래 혼인신고’ 사태에 관해 청와대가 사전에 인지하고도 강행했는지 여부가 정치권의 핫 이슈로 부상했다.

청와대가 후보자 사전 검증과정에서 인지하고 있었는지, 알고도 후보 추천을 강행했는지, 그리고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임명될 때 이미 본인이 보고했는데도 왜 강행했었는지 등이 핵심이다.

안 후보자는 특히 이번 법무장관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청와대측이 관련 질의를 자신에게 해와 사실대로 해명했다고 밝혔으나, 청와대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어 청와대 안팎의 진실공방으로 까지 비화되고 있다.

안 후보자는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되자 16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진화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그는 “2006년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임명되었던 때 한 차례 검증을 거쳤던 문제지만, 이번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는 과정에서는 검증이 뒤늦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검증과정에서) 그 문제에 대한 (청와대의) 질의가 있었다”고 분명히 말했다.

안 후보자는 이어 “인권위원장에 취임하기 전 사전검증에서 내부적으로 해명했으며, 이번에 당시의 검증 내용을 그대로 (청와대가)받아들였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 문제에 대한 질의가 있어 나름대로 소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 후보자의 이런 자복에 대해 청와대 측은 기자들에게 “이번 후보자 추천과 검증 과정에서 저희가 몰랐다”고 일축했다.

창와대 관계자는 “이 부분은 본인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안”이라며 “(대통령이) 안 후보자를 추천한 후 언론에서 문제가 제기돼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도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이라고 언급해, 최소한 청와대 자체 검증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검증부실에 따르는 책임론을 모면하기 위해 청와대가 안 후보자의 자진실토 내용을 부인하는게 아니냐는 또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안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초기에 적절한 시점에 자진사퇴시키고, 이후 대기 중인 다른 후보자들의 통과를 관철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라영철 기자 eli700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