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우선협상대상 선정 연기…후보군 정리에 WD 반발까지 '첩첩산중'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6-15 15:24 수정일 2017-06-15 15:24 발행일 2017-06-1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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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도시바 본사 전경. (연합)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자회사 도시바메모리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연기될 전망이다. 당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일로 15일이 유력했으나 인수진영별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일정이 연기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간공업신문, 아사히신문 등 일본 외신들은 도시바메모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한 주 미뤄질 것으로전망했다. 도시바가 다음주 21일 이사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 진영을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입찰에 참여했던 브로드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베인캐피털, 훙하이정밀공업 등 4개 진영 간에 복잡한 이합집산이 최근까지도 계속됨에 따라 도시바가 결정을 보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미국 브로드컴과 미일연합 진영이다. 미일연합은 최근 진영 내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면서 브로드컴을 위협하는 후보로 급부상했다. 미일연합은 일본 정부의 입김이 들어간 일본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가 주도해온 진영으로 한국의 SK하이닉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던 베인캐피털과 손잡고 ‘한미일 연합’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산업혁신기구 내부적으로는 3국 연합에 대해 양해를 얻는 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으로 알려졌다.

한미일 연합을 어떤 형태로 구성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의 참여 방식에 따라 독점금지법 심사 등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 등을 고려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와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은 앞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도시바메모리 지분 51%를 획득하는 안을 도시바 측에 제안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당초 SPC에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융자 형태의 참여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미일 연합의 입찰액은 2조1000억엔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2조 2000억엔을 제시했다고 알려진 브로드컴은 한미일 연합이 부상하기 전까지 가장 인수가능성이 높은 진영으로 꼽혔다. 다만 브로드컴이 인수 직후 도시바메모리를 전매할 수 있다는 점에 일본 정부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도시바메모리의 제3자 인수에 반대하며 도시바와 대립하던 웨스턴디지털(WD)은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도시바 반도체부문의 매각 중단을 요청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국제중재재판소(ICC)에 동일한 내용의 중재 요청서를 제출했던 WD가 미국 법원에까지 소송을 제기하면서 도시바메모리를 둘러싼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