훙하이 "도시바 인수에 애플·아마존 출자"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6-05 11:15 수정일 2017-06-05 11:15 발행일 2017-06-05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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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타이밍 훙하이그룹 회장(연합)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의 궈타이밍 회장이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부문 인수에 애플, 아마존닷컴이 함께 참여한다고 밝혔다. 공식 입찰한 4개 진영과 별도 논의 중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 등 총 5곳의 후보군 가운데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는 훙하이가 미국 기업들과의 제휴 사실을 공식화한 것이다.

궈 회장은 5일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도시바 인수를 위해 애플과 아마존의 출자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다만 각 사가 구체적으로 얼마를 출자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궈 회장의 발언은 두 회사가 입찰에 참여하고 있을 것이라는 그간의 풍문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아마존 역시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을 주시하고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궈 회장의 발표에 대해 애플과 아마존은 논평을 거부하거나 답을 회피했다.

당초 훙하이는 2조엔 이상의 입찰액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인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일본 정부가 기술 유출 우려로 중국계 업체들의 인수에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훙하이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훙하이는 애플, 아마존 등 미국계 기업들과 함께 출자해 자사 지분 규모를 낮춰 일본 정부의 우려를 줄이겠다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궈 회장은 일본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앞서 인수한 샤프의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샤프를 인수한 지 1년이 됐지만 샤프의 사명과 사업 모두 유지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매각 차익을 얻기 위해 바로 도시바를 되파는 대신 장기적인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궈 회장은 WD와의 협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WD와는 경쟁하는 관계”라며 일축했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