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2차 입찰 마감…입찰액으로 본 4개 진영의 인수 자신감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5-21 15:51 수정일 2017-05-21 15:53 발행일 2017-05-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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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 본사 전경 (연합)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부문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를 위한 2차 입찰이 마감됐다.

21일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19일 마감된 2차 입찰에는 미국 반도체회사인 브로드컴,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대만 홍하이정밀공업 등 4곳이 응찰했다.

이들 업체들은 1조엔(약 10조원)부터 많게는 3조엔(약 30조원)에 달하는 응찰액을 각각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곳은 홍하이그룹이다. 홍하이는 일본 정부의 반대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1차 입찰 때부터 3조엔이라는 높은 금액으로 승부수를 띄운 바 있다. 일본 내에서는 기술 유출 우려 등을 이유로 중화권 업체에의 매각에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

미국의 브로드컴과 KKR은 각각 2조2000억엔과 1조8000억엔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가 선호하는 미국 기반의 업체라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보고, 홍하이보다 낮은 입찰액을 제시한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KKR은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이 ‘미일 연합’ 형태로 직접 참여하고 있어 일본 정부의 동의를 구하기 유리하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베인캐피털은 경쟁업체들에 비해 가장 낮은 금액인 1조엔~1조5000억엔 규모를 적어냈다. 베인캐피털은 도시바 경영진이 인수에 참여하는 MBO를 제안해 호감도를 높였다.

베인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도시바메모리 지분의 51%를 보유하는 형태의 인수를 계획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자금출자 방식으로 참여할 전망이다. 지배적인 대주주가 없어 도시바 경영진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SK하이닉스와의 기술 제휴도 긍정요인으로 꼽힌다.

입찰 참가자는 마감 이후에도 협력 상대를 바꿀 수 있어 향후 이들 4개 업체들 간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