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캐피탈, 도시바에 MBO 제안…SK하이닉스 출자 형태로 참여할 듯

김지희 기자
입력일 2017-05-19 11:41 수정일 2017-05-19 11:41 발행일 2017-05-19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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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부문 인수를 위해 SK하이닉스와 손잡은 미국계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이 도시바에 경영자매수(MBO)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베인캐피탈은 도시바메모리에 51% 이상을 출자하고 나머지 지분은 도시바메모리 경영진과 도시바가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형태의 인수안을 도시바 측에 전달했다. 신문은 매수 조건에 가장 부합한다는 점에서 베인캐피탈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베인은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공동 출자를 통해 일본 정부의 마음을 돌릴 예정이다. 현재 도시바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웨스턴디지털과의 협력을 통해 주력라인인 욧카이치 공장도 유지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베인은 인수 2년 뒤 도쿄 증권거래소에 도시바메모리를 상장,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베인 측이 도시바메모리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자금을 출자하는 식으로 인수전에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독자적인 경영권 인수를 포기해 한국 및 중국계 기업의 인수에 대한 일본 내 반감을 우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독점규제법에 저촉될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편 베인캐피털이 제안한 매수 총액은 1조엔(약 10조원)대로 알려졌다. 당초 도시바가 목표로 했던 2조엔에는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베인캐피털은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을 통해 도시바 메모리의 성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강조해 도시바 경영진을 설득할 계획이다.

김지희 기자 jen@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