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길 접어든 PC사업…프리미엄 모니터 ‘나홀로 성장세’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5-17 19:53 수정일 2017-05-17 19:53 발행일 2017-05-17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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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LG전자가 출시한 21대9 화면비의 모니터(LG전자 제공)

PC사업의 침체로 모니터 시장의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수익성 높은 프리미엄 모니터가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관 스크린 비율의 21:9 모니터를 비롯해, 커브드 모니터, UHD(초고화질)모니터 등 다양한 제품들이 한층 진화된 편의성을 자랑하며 성장을 적극 견인하고 있다.

17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전 세계 모니터 시장은 2012년부터 출하량 1억4900만대를 기록한 이후 1억3700만대, 1억3100만대, 1억2000만대로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가 빠르게 PC 환경을 대체하면서 모니터 역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추세와는 무관하게 프리미엄 모니터 제품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1:9 화면비율의 모니터가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대비 약 60% 늘어 90만대를 넘어섰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본격적으로 판매에 뛰어든 2013년과 비교하면 8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21:9 모니터는 일반 영화관 스크린과 비슷한 비율로 영상 시청에 적합하다. 클릭 한번으로 화면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멀티태스킹에 유용하다. 평균판매가격도 기존 16:9 모니터보다 3배가량 높아 수익성에도 도움이 된다.

LG전자는 21:9 모니터 시장에서 지난해 약 67%(판매량 기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4년 연속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는 21:9 화면비로는 세계최대 크기인 38인치 울트라와이드 모니터(38UC99)를 출시했다. 이 제품의 해상도는 WQHD+(3840x1600)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풀HD(1920x1080)의 약 3배에 달한다. 게임에 최적화한 34인치 ‘LG 울트라와이드 게이밍 모니터(모델명 34UC79G)’는 1초에 보여주는 화면 수가 최대 144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울트라와이드 모니터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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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베스트바이에 전시된 삼성전자 모니터, UHD 모니터, 커브드 모니터(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커브드 모니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커브드 모니터를 출시한 이후, 압도적인 점유율로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과 중국, 동남아 등의 국가에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고 곡률 1800R(반지름이 1800mm인 원의 휜 정도)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하면서 입지 굳히기에 나섰다. 커브드 모니터는 가격이 동일 사양의 평면모니터 대비 20% 가량 높아 수익성에 도움이 된다.

UHD모니터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 UHD 모니터는 지난 1분기 미국 시장서 31.6%의 점유율(금액 기준)로 1위를 차지하며 4분기 연속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UE590(24/28형), UE850(28/32형), UD970(32형) 등 총 5종의 UHD 모니터를 판매하고 있다. 이 중 UE590 모니터는 2015년 하반기 출시 이후 매주 2000대 이상 판매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니터 시장이 침체기를 겪는 와중에도 게이밍 모니터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