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용퇴하는 ‘문재인의 사람들’

라영철 기자
입력일 2017-05-16 16:52 수정일 2017-05-17 09:58 발행일 2017-05-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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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인들에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제목의 문자를 보내 ‘퇴장’의사를 밝혔다. (연합)

두 번 대권에 도전하는 동안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켰던 ‘문재인의 사람’들이 속속 용퇴를 선언해 화제다.

‘집권하면 완장 차고 실세로 행세할 사람들’이라며 심한 견제를 받아왔던 이들이 문 대통령의 ‘탕평인사’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스스로 물러나자 정치권에서는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은 16일 새벽 지인들에게 “그분과의 눈물 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 저는 퇴장한다. 제 역할을 딱 여기까지”라는 글을 남기고 떠났다. 그는 혹여 공직을 맡지 않더라도 국내에 계속 머물 경우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곧 뉴질랜드로 출국해 장기간 해외에 체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철 전 민정수석도 앞서 문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는 글을 남기고 출국했다. 그는 “삼철(양정철 이호철 전해철)은 범죄자가 아니다. 문 대통령이 힘들고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 곁에서 묵묵히 도왔을 뿐”이라고 적기도 했다.

이호철
문재인 대통령 취임일인 지난 10일 출국 메시지를 남기고 떠난 이호철 전 민정수석. (연합)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전해철 의원은 참여정부 민정수석 경험 덕분에 법무장관 후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조국 수석과 호흡을 맞춰 사법·검찰 개혁 완수 임무가 주어질 것이라는 관측 속에 그의 거취도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정부가 통합과 포용의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밖에 참여정부 인사수석 출신의 박남춘 의원은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지인들에게 공직 포기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기간 중 정무팀에서 선거전략 기획을 맡았던 소문상 전 정무비서관은 개인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친문’으로 부각되었던 최재성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인재가 넘치니 (저는) 비켜있어도 무리가 없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충성심에 눈물로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국민들도 이들의 용퇴에 박수를 보내며, 더 이상 ‘비선 실세’가 없도록 기존 정치권에도 자정 노력을 주문했다.

라영철 기자 eli7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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