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막 오른 정계개편…'여소야대' 후폭풍 예고

라영철 기자
입력일 2017-05-14 16:12 수정일 2017-05-14 16:12 발행일 2017-05-14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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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찾아 반갑게 악수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찾아 반갑게 악수하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

제19대 대선이 끝난 이후 정치권에선 생존을 모색하려는 치열한 물밑 수 싸움이 펼쳐지는 등 정계개편에 따른 극심한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집권 여당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야당은 미래를 도모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양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20석으로 원내 1당이지만, 자력으론 법안 처리가 불투명해 국민의당에 노골적으로 구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최근 “국민의당과는 형제당”이라고 말했고, 송영길 의원도 “국민의당은 원래 저희와 같은 뿌리”라며 연정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낙연 전남도지사를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도 정계개편을 염두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으로선 민주당이 호남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경우 정치적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 당내에서 일부 의원의 민주당 복당 추진설이 계속 흘러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예방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 예방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연대론도 주목된다.

대선에서 막판 ’40석 미니정당’의 한계를 절감한 국민의당과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을 뻔 했던 바른정당의 이해 관계 때문이란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미 대표직을 대행하는 국민의당 주승용,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직접 만나서 협력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바른정당과 통합이 돼 60석 정도면 국회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고, 국회 운영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양당 간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당이 일부 야당 의원 빼가기를 통해 ‘인위적’ 정계개편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에 정국주도권을 야권이 잡기 위해서라도 야당 간 통합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정책적 이념과 노선 면에서 당대당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완전체로서 의미를 가질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에 실제 통합·합당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출국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를 지낸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가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

한편, 몸집을 키워 ‘강력한 제1 야당’으로 거듭나는 것이 급선무인 자유한국당도 ‘탈당파 복당, 당원권 회복’ 조치 등으로 의석수는 107석으로 늘었다.

하지만, 한국당 역시 바른정당 포섭에 공 들이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과거를 털고 단합해 제1야당으로서 본연의 책무를 최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선 패배 뒤 당내에 잠재된 갈등 요소를 제거하고, 하루 빨리 힘을 합쳐 원내 1당으로서 보수 재건 등을 도모하고 여당을 견제하자는 의미로 읽힌다.

대선 당시 ‘보수 대통합’을 이루자고 했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 역시 미국 출국에 앞서 “세상이 나를 다시 부를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해 향후 진로에 여운을 남겼다.

복당과 징계 해제를 놓고 빚어온 갈등이 봉합되면서 차기 지도부 구성과 당 수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수인 친박계 부활과 맞물려 복잡한 계파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라영철 기자 eli700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