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V 업체들의 점유율 확대에도 삼성-LG ‘유유자적’

한영훈 기자
입력일 2017-05-09 17:07 수정일 2017-05-09 18:42 발행일 2017-05-1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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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2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삼성 동남아 포럼'을 열고 'QLED TV'를 선보였다.(사진제공=삼성전자)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TCL을 비롯한 중국 TV 업체들이 ‘가성비(가격대비 성능)’를 앞세워 세계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중국 공세에 맞설 계획이다.

9일 시장조사기관 위츠뷰(WitsView)에 따르면 중국 하이센스와 TCL은 지난해 세계 TV 시장서 각각 6%, 5.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3·4위를 차지했다. TCL과 하이센스는 중국 TV 메이커 중 선두권에 자리 잡은 업체들이다. 중국 업체들의 선전에 글로벌 TV 시장에서 1·2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2.5%에서 21.8%로 0.7%포인트, LG전자도 12.8%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줄었다.

업계는 중국 TV 제품들의 ‘몸집 불리기’가 국내 업체들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TV 판매량 증가가 내수시장 중심으로 이뤄진데다 저가상품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진 만큼 점유율 상승이 즉각적인 위협이 되진 않을 거라는 의견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무리한 점유율 경쟁보다는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게 유리한 방향이라는 계산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지난 1분기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에서 382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특히 프리미엄 TV 판매 증가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률은 8.8%로 1분기 기준 최고치 달성에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LG전자의 프리미엄 TV(2400달러 이상)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7.5%에서 지난해 43.1%로 2배 이상 수직상승했다.

삼성전자의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사업을 담당하는 CE 부문 역시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800억원을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TV의 경우 퀀텀닷 TV와 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로 영업이익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삼성전자는 ‘QLED TV’를 각각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레드 TV는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액정표시장치) TV와 달리 자발광을 기반으로 하며 화질 등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다. QLED TV는 퀀텀닷 입자에 메탈을 적용한 새로운 기술로 화질의 수준을 전에 비해 대폭 끌어올렸다. 과거 단점으로 여겨지던 블랙도 완벽하게 표현해 내며 완성도를 높였다.

한영훈 기자 han005@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