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본심 “사드든 뭐든 동맹국에 더 많은 요구”… 우리 정부는 여전히 낙관

라영철 기자
입력일 2017-05-01 10:40 수정일 2017-05-01 16:40 발행일 2017-05-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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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스 부통령, 암참 연설<YONHAP NO-1271>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사드 등 모든 협정을 재검토해 동맹국 부담을 늘리겠다고 말해 주목을 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우방 동맹국들에게 보다 많은 군사비 분담을 요구할 것이라고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밝혔다.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한미연합군 방위비 분담까지 감안한 발언으로 해석되어 주목을 끈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한미간 기존합의의 유효함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우려된다.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최근의 한미간 사드 비용부담 논란과 관련해 “사드든 다른 시스템이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에 더 많은 역할을 지도록 지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진행자인 척 토드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사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하는 반면, 국가안보보좌관은 한국에 미국의 부담을 재확인해줬다고 하는 보도가 나왔다”며 이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자 이같이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동맹이든 한국, 일본, 다른 나라의 동맹이든 ‘전 세계의 나라(동맹과 파트너)들이 더 많은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미국이 안보와 보호를 제공하는 ‘번창한 나라들’에 대해 그들의 안보와 관련해 더 많은 것(방위비 분담)을 스스로 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는 지난 달 30일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사드 전개 및 운영유지에 필요한 비용은 미국이 부담한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밝힌 것과 다른 것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특히 1일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한국의 카운터파트에 말한 것은 ‘어떤 재협상이 있기 전까지는 그 기존협정은 유효하며, 우리는 우리 말을 지킬 것’이라는 내용이었다”며 “사드와 관계된 문제, 향후 우리의 국방에 관계된 문제는 우리의 모든 동맹국들과 할 것과 마찬가지로, 재협상하게 될 것”이라며 말을 바꾸었다.그럼에도 청와대는 1일 취재진에 발송한 국가안보실 명의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내용은 한미간의 기존 합의가 유효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우리 정부가 미국 측 진의도 제대로 파악 못하고 당장의 사드 비용 문제 해결에만 근시안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라영철 기자 eli700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