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TV토론, 주제 벗어난 '과거에 매달린' 공방만 연출

라영철 기자
입력일 2017-04-23 22:44 수정일 2017-04-23 22:44 발행일 2017-04-23 9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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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관위 토론회 참석한 대선후보
중앙선관위 토론회 참석한 대선후보 (연합)

제19대선 후보 합동 3차 TV토론회에서 또다시 주제를 벗어나 과거에만 매달린 공방전만 연출됐다.

23일 KBS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합동토론회 ‘외교 안보 및 대북정책’을 주제로 한 첫 번째 토론에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문 후보는 북한에 사전에 물어본 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는데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에 대한 부분은 매우 중요한 것인데 거짓말을 한다면 후보 자격이 없다”고 추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유 후보가 또다시 거짓말을 한다고 하는데 제대로 확인해 보기 바란다”며 “여러 번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고, 당시 그 회의에 배석하고 기록한 연설비서관이 경위를 밝혔다”고 반박했다.

유 후보는 재차 “북한에게 미리 물어보거나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것은 색깔론이 아니고, 문 후보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보다 못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남북이 평화로 가는 절호의 기회인데 대통령으로서 기회를 살리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했고 기권하는 게 맞다”며 “유 후보의 질문은 전형적인 안보 장사”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도 쏟아졌다. 문 후보를 제외한 3당 후보들은 과거 ‘돼지흥분제’를 이용한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지적하며 거세게 홍 후보를 몰아붙였다.

심 후보는 “국민의 자괴감과 국격을 생각할 때 홍 후보는 사퇴가 마땅한 만큼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유 후보도 “홍 후보는 이미 형사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중이고, 돼지흥분제로 강간미수의 공범”이라며 “이런 후보는 인권의 문제, 국가 지도자의 품격, 대한민국의 품격 문제”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안 후보는 “자유한국당은 박근혜정부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어 후보를 낼 자격이 없는 정당”이라며 “자서전에서 성폭력 모의를 밝힌 것도 용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후보는 “이미 12년 전 고백하고 잘못했다고 했는데 또 문제 삼는 게 참 그렇지만, 45년 전 그 사건에 대해 정말 국민께 죄송하다“며 ”제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가 한 것을 못 막아서 저로서는 정말 죄송스럽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후보의 사퇴 요구에는 ”제가 사퇴하는 게 안 후보에게 많이 도움이 되나“라고 받아넘겼다.

라영철 기자 eli700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