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TK서 ‘지지율 1위’ 탈환…‘보수 표심’ 결집하나

라영철 기자
입력일 2017-04-23 16:31 수정일 2017-04-23 16:40 발행일 2017-04-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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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사진 = 문진일 기자)

탄핵 정국에서 구심점을 잃고 내내 기를 펴지 못했던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후보가 TK(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탈환했다.

대선 후보 초청 2차 TV토론에서 이슈가 됐던 ‘주적 논쟁’에 이어 ‘송민순 문건’ 폭로 등 보수층에 민감한 안보 이슈가 크게 불거지면서 보수 표심의 변화 조짐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1일 발표된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TK 지지율은 지난주 8%에서 이번주 26%로 급상승했다. 홍 후보의 전체 지지율은 9%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41%,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30%였다. (신뢰수준 95%±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18∼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홍 후보의 전체 지지율은 10.2%다. 문 후보는 40.0%, 안 후보는 30.1%였다.

문·안 후보의 차이가 10%포인트 가량 벌어지는 사이 홍 후보는 10% 안팎까지 올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때문에 역대 대선에서 유력 보수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던 TK 민심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TK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에서도 보수결집이 나타날지도 주목된다.

등 돌렸던 보수층들이 정권 창출에 실패하더라도 안보 위기에서는 보수후보를 찍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다시 모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분석은 지난 재·보선에서 나타난 일부 보수결집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최근 안보 이슈와 맞물려 홍 후보에 더욱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강 구도를 깨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최근 안 후보에게 쏠렸던 TK 보수층의 지지를 홍 후보가 상당 부분 되찾는 추세여서 의미 있는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홍 후보 측은 보수층 결집에 힘입어 문 후보와 ‘진보 대 보수’의 양강구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TK에서 일으킨 ‘보수 결집’ 기세를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까지 몰아 보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뒤 강원도와 호남 지역도 공략해 전국적으로 보수우파의 표심을 하나로 모은다는 전략이다. TK에서 문·안 후보에게 보수 표심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격 선거운동 일주일 만에 대역전의 계기를 마련한 한주였다”며 “이제는 관심도를 지지도로 이끌어 내는 것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다만, TK를 뺀 나머지 지역에서는 여전히 문-안 후보의 경쟁 구도가 지속되는 만큼 이런 현상이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여기에 남은 후보 합동 TV토론회와 북한의 6차 핵실험 여부, 안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간 단일화 여부 등도 보수 표심 향배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사표 방지를 위해 ‘차선’을 택해서라도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라영철 기자 eli7007@viva100.com